[We Start] "학원서 영어공부 꿈만 같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학원 가는 게 너무 신나요."

민수(가명.초등 4)는 요즘 영어 공부에 푹 빠졌다. 난생 처음 다니는 학원이 낯설지만 "하우 아 유?(How are you?). 파인 생큐(Fine, thank you)"등 기초 회화를 배우다 보면 50분이 후딱 지나간다.

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민수는 방과 후 학원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함께 놀아줄 친구도 없어 늘 혼자였다. 그렇다고 가정 형편상(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학원에 보내달라고 아픈 엄마에게 떼를 쓸 수도 없었다.

이런 민수의 고민이 싹 가셨다.

'We Start'(위 스타트) 운동본부가 집안 사정이 어려운 전국의 아이들을 위해 한국학원총연합회와 함께 이달 1일부터 실시 중인 '1학원 1아동 무료 수강'캠페인 수혜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민수는 "친구들과 어울려 영어 공부를 하니까 꿈만 같다"며 "기초반에서 중급반으로 올라가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들의 적성을 살려주고 학업을 보충해주는 '무료 수강'캠페인이 본격 시작됐다.

학원연합회는 지난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12세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무료 수강 희망 접수를 받은 결과 300여명이 신청해 이 중 200여명을 1차로 회원 학원에 다니도록 배려했다고 5일 밝혔다. 학원연합회에는 예능.취미.보습 등 전국 7만여 사설 학원 중 5만여 곳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아이들에게는 셔틀버스와 교재도 무료로 제공한다.

송석호 학원연합회 부회장은 "수강 신청한 나머지 아이들은 거주지 인근에 원하는 과목의 학원이 없어 조정 중"이라며 "다음달부터 혜택 아동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료 수강 대상 과목은 ▶예능(음악.미술 등) ▶적성(웅변.컴퓨터.글짓기 등) ▶보습(국어.수학.사회.과학 등) ▶어학을 포함한 10여개다. 태권도.합기도.수영 같은 체육학원과 입시학원 등은 제외된다. 학원 측은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사생활을 보호하는 등 세심히 배려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자녀(미취학 및 초등학생)가 무료 수강을 받으려면 'We Start'운동 참여단체인 한국사회복지관협회(www.kaswc.or.kr)나 일선 학교.동사무소 등의 추천을 받아 학원연합회 시.도 지회 및 분회에 신청하면 된다. 02-318-5004.

특별취재팀=양영유.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