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미국 프로미식축구 중계권 마무리…33년 아성 지킨 NBC 탈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미국 프로미식축구 (NFL) 는 다음달 기존 중계권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14일 (한국시간) 향후 8년간 새로운 계약을 매듭지었다.

이 기간 총1백76억달러를 챙기게 돼 지난 4년동안 44억달러를 벌어들인데 비해 연평균 2배에 달하는 수입증가를 기록했다.

NFL의 수입증가는 선수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전체 수입의 63%가 선수들의 연봉으로 쓰이는 만큼 평균 연봉도 2배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 엄청난 중계료를 지급한 방송국들도 중계권을 따낸 이상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TV방송국들의 광고수입중 25%가 스포츠 중계에서 얻어지는 것이며, NFL은 최고 인기를 누리는 만큼 광고수입을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NBC방송국만이 유일하게 우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3년 연속 NFL 중계권을 독점해온 NBC는 올해 중계권 경쟁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NFL 중계권은 4개 패키지로 분류돼 있다.

이중 중요한 3개 패키지는 전국 전파방송망을 갖춘 주요 방송국에 주어지며, 나머지 1개는 케이블 방송국에 돌아간다.

이들 3개 패키지는 지난 93년까지 '빅3' 로 불리는 ABC.NBC.CBS 등 3개 방송국이 사이좋게 나눠가져왔다.

문제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FOX - TV가 급성장하면서 빚어졌다.

FOX는 93년 NFL중계권 경쟁에 뛰어들어 CBS가 독점해온 내셔널 풋볼컨퍼런스 (NFC) 중계권을 빼앗아 CBS를 '낙동강 오리알' 로 만든 바 있다.

쓴맛을 봤던 CBS는 올해 NBC가 독점했던 아메리칸 풋볼컨퍼런스 (AFC) 중계권을 빼앗아버렸다.

결국 NBC와 ABC가 마지막 남은 '월요일밤의 풋볼' 경기를 놓고 경쟁을 벌여 ABC가 승리를 거두자 NBC가 지난 4년동안 CBS 신세가 돼버린 것이다.

LA지사 = 허종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