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1차대회 결산…우승후보 현대자동차써비스 뜻밖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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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강만수 현대자동차써비스 배구감독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남들은 IMF한파에 떨고 있지만 그는 팀부진 한파에 가슴 졸이고 있다.

국내최고의 공격수 출신으로 95년 처음으로 팀의 '사령관' 을 맞아 우승으로 이끌었던 강 감독이 선수나 감독으로서의 화려했던 배구인생에 최대 시련을 맞고 있는 것. 13일 끝난 98한국배구 슈퍼리그 1차대회 전적은 4승3패. 2차리그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대권후보' 로까지 지목됐던 현대로서는 예상 외의 부진한 성적이다.

강 감독 자신도 도저히 용납이 안된다.

“그 좋은 멤버로 그것밖에 못하느냐” 는 주위 시선도 따갑다.

일부에서는 “지도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는 소리도 들린다.

특히 한수 아래인 고려증권의 투지에 밀려 패하자 배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때 팀에 대한 치욕적인 비아냥까지 나돌았다.

선수들에게 '팀을 해체하고 고려증권을 인수하겠다' 고 위협하라는 것. 모기업의 부도로 팀이 해체위기에 처한 고려증권 선수들의 투혼에 빗대 하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그는 특유의 무표정한 너털웃음으로 받아넘긴다.

그러나 그의 애끓는 속마음을 누가 알겠는가.

현대 부진의 병인은 임도헌 (공익근무요원 복무) 의 부재로 인한 레프트의 약화. 공익근무요원을 마치고 복귀한 강성형과 신인 이인구가 아직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포 후인정마저 부상후유증으로 인해 제 기량을 찾지 못하고 있어 그의 속을 더 태우고 있는 것이다.

강 감독은 “선들의 호흡이 맞지 않아 부진했지만 후인정과 강성형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며 “2차대회에는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 고 호언했다.

한편 1차대회를 통과한 실업 6팀과 대학 4팀 등 남자 10강과 여자 6강이 풀리그로 맞붙게 될 2차대회는 15일 대구에서 개막, 부산.서울.전주.창원 등 5개 도시를 돌며 20일간의 힘찬 레이스를 펼친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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