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고씨는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기간이 끝나면 본인 소유의 17평형 아파트로 이사해 내년 중반까지 산 뒤 아파트를 팔아 인근의 30평형대 아파트를 구입하려 한다. 올해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면서 내년 초 정도가 매입에 적절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고씨의 선택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집 늘리기 괜찮아
서울 잠원동의 30평형대 초반 아파트 값은 4억8000만~5억3000만원 정도다. 17평형 아파트의 예상 매각가를 3억원으로 잡고 지금까지 모아둔 돈 8000만원을 합쳐 1억~1억5000만원 정도를 주택담보대출로 빌리면 구입할 수 있다.
변수는 최근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점이다. 17평형 아파트의 매각가와 30평형대 아파트의 매입가가 모두 떨어질 수 있어 필요한 현금의 규모를 가늠하는 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일단은 대출액을 1억5000만원으로 넉넉히 잡고 자금 마련 계획을 짜는 게 좋다.
고씨네는 대출금을 연 3000만원씩 갚아나갈 능력이 있다. 따라서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의 장기대출보다 원금을 빨리 갚아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단기대출이 유리하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5~5.7% 정도다.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하는 경우 중도 상환 때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액수가 상환금액의 1%이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니다. 또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되므로 이 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1억5000만원을 빌릴 경우 매달 69만원가량인 대출이자는 지난 6월 말 끝난 월 60만원짜리 적금을 찾은 돈으로 갚아나가면 된다.
#대출금 상환에 주력해야
30평형대 아파트를 사고 나면 기존 예.적금을 유지하기보다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대출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은 없다. 고씨네의 저축은 주로 2년 미만의 단기로 운용되고 있고 비과세나 세금우대 혜택을 받는 상품도 없다.
현재 월 220만원을 넣는 수시 입금식 자유적금은 정액 적립식 상품으로 바꾸되 은행보다 금리가 연 1%포인트 이상 높은 상호저축은행을 이용하길 권한다. 상호저축은행 예금도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 가입 때 창구에서 본인과 부인의 세금우대 한도를 확인해 받을 수 있는 세금우대 혜택을 모두 받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 교육비와 노후 대비 계획은 대출금 상환이 끝나는 4~5년 뒤 준비하자. 당시의 금리를 감안해 투자기간을 결정하되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전처럼 고금리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므로 일정 부분을 적립식 주식형 펀드로 운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고씨네는 한달 수입의 60% 이상을 저축해 보통 맞벌이 부부에게 권장하는 저축 수준인 월 50%를 넘어서고 있고 자기 집이 있어 남들보다 안정된 경제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 아이가 생기면 생활비가 늘어나 저축할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들 것이므로 생활비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살펴보는 게 좋다.
#사망보험금 증액 필요
고씨는 월 10만원, 부인은 5만원씩을 각각 종신보험료로 내고 있다. 고씨의 경우 미혼일 때 가입해 의료비 위주로 설계가 돼 있어 일반사망보험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다. 만일의 경우가 생기거나 순탄하게 노후를 맞는 경우 모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일반사망보장을 1억원 정도 늘리는 게 좋다. 부인도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가입이 필요하다. 고씨의 일반사망보험금 1억원을 늘릴 경우 55세까지 불입한다면 월 12만원 정도 든다. 부인 명의의 연금은 인플레를 상쇄할 수 있는 변액보험으로 월 20만원가량이 적정하다.
정리=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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