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리모델링] 집 넓히고 싶은 맞벌이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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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Q : 자녀가 없는 32세 맞벌이 부부입니다. 결혼 전 마련한 서울 잠원동의 17평형 아파트를 세놓고 인근 22평형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내년께 첫 아이를 갖고 같은 지역의 30평형대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습니다.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여윳돈 대부분을 은행에 넣고 있는데 금리가 너무 낮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도 고민입니다.

의뢰인 고씨는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기간이 끝나면 본인 소유의 17평형 아파트로 이사해 내년 중반까지 산 뒤 아파트를 팔아 인근의 30평형대 아파트를 구입하려 한다. 올해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면서 내년 초 정도가 매입에 적절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고씨의 선택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집 늘리기 괜찮아

서울 잠원동의 30평형대 초반 아파트 값은 4억8000만~5억3000만원 정도다. 17평형 아파트의 예상 매각가를 3억원으로 잡고 지금까지 모아둔 돈 8000만원을 합쳐 1억~1억5000만원 정도를 주택담보대출로 빌리면 구입할 수 있다.

변수는 최근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점이다. 17평형 아파트의 매각가와 30평형대 아파트의 매입가가 모두 떨어질 수 있어 필요한 현금의 규모를 가늠하는 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일단은 대출액을 1억5000만원으로 넉넉히 잡고 자금 마련 계획을 짜는 게 좋다.

고씨네는 대출금을 연 3000만원씩 갚아나갈 능력이 있다. 따라서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의 장기대출보다 원금을 빨리 갚아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단기대출이 유리하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5~5.7% 정도다.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하는 경우 중도 상환 때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액수가 상환금액의 1%이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니다. 또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되므로 이 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1억5000만원을 빌릴 경우 매달 69만원가량인 대출이자는 지난 6월 말 끝난 월 60만원짜리 적금을 찾은 돈으로 갚아나가면 된다.

#대출금 상환에 주력해야

30평형대 아파트를 사고 나면 기존 예.적금을 유지하기보다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대출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은 없다. 고씨네의 저축은 주로 2년 미만의 단기로 운용되고 있고 비과세나 세금우대 혜택을 받는 상품도 없다.

현재 월 220만원을 넣는 수시 입금식 자유적금은 정액 적립식 상품으로 바꾸되 은행보다 금리가 연 1%포인트 이상 높은 상호저축은행을 이용하길 권한다. 상호저축은행 예금도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 가입 때 창구에서 본인과 부인의 세금우대 한도를 확인해 받을 수 있는 세금우대 혜택을 모두 받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 교육비와 노후 대비 계획은 대출금 상환이 끝나는 4~5년 뒤 준비하자. 당시의 금리를 감안해 투자기간을 결정하되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전처럼 고금리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므로 일정 부분을 적립식 주식형 펀드로 운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고씨네는 한달 수입의 60% 이상을 저축해 보통 맞벌이 부부에게 권장하는 저축 수준인 월 50%를 넘어서고 있고 자기 집이 있어 남들보다 안정된 경제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 아이가 생기면 생활비가 늘어나 저축할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들 것이므로 생활비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살펴보는 게 좋다.

#사망보험금 증액 필요

고씨는 월 10만원, 부인은 5만원씩을 각각 종신보험료로 내고 있다. 고씨의 경우 미혼일 때 가입해 의료비 위주로 설계가 돼 있어 일반사망보험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다. 만일의 경우가 생기거나 순탄하게 노후를 맞는 경우 모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일반사망보장을 1억원 정도 늘리는 게 좋다. 부인도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가입이 필요하다. 고씨의 일반사망보험금 1억원을 늘릴 경우 55세까지 불입한다면 월 12만원 정도 든다. 부인 명의의 연금은 인플레를 상쇄할 수 있는 변액보험으로 월 20만원가량이 적정하다.

정리=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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