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개조 프로젝트 참가자들의 그 후] 휘주네 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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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의 탄광촌 소녀 이휘주(14·고한중 2)양은 지난 한 주간 “집을 학교로 생각하라”는 프로젝트팀의 조언을 실천에 옮겼다. 교육환경상 학원을 가기도 어려운 형편이고, 집에서 예습과 자습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라는 프로젝트팀의 처방에 따른 것이다. 휘주네 가족들은 교가·교훈·급훈을 정했다. 어머니 김순복(51)씨가 교장을, 아버지 이대규(53)씨가 학생 지도부장을 맡았다.

휘주는 “프로젝트팀이 제안한 시간표대로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앞에는 신문에 실린 사진과 기사를 프린트해 붙여 두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되도록 교복을 갈아입지 않고 바로 책상에 앉는 연습을 하고 있다. 휘주는 예전보다 오랫동안 진득하게 앉아 공부하게 된 것을 자신의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밤 11시까지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기로 한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단다.

휘주의 중간고사는 5월 6~8일. 지금 당장은 시험 대비에 집중할 생각이다. 박재원 소장에게 선물받은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PMP)에 동영상 강의를 저장해 연휴 기간에도 ‘열공’할 계획이다. “적어도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때보다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하고 있다.

휘주는 언제든지 전화를 걸면 받을 수 있는 대학생 멘토 언니가 생겨서인지 든든해했다. 어머니 김씨는 “평소 친구에게 소심하게 대하던 태도도 과감하게 달라졌다”고 기뻐했다.

김씨는 “우리 애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이상 잘해야 할 텐데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기사가 나간 뒤 “늦둥이 잘 키우라”며 멀리 타지에서도 지인이 전화를 걸어 오기도 했다. 이씨는 “앞으로 휘주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공부한 것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프로젝트팀에 e-메일로 보내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 부부는 프로젝트팀에 “앞으로도 휘주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최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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