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오명 중국수영 또 약병 발견…명예회복하려다 의심 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수영강국 중국이 올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세계 각국의 집중적인 '중국 때리기 (China Bash)' 보도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중국은 90년대 이후 백인들이 군림하던 수영계에 '황색돌풍' 을 일으키며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둬왔다.

그러나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무더기로 금메달을 박탈당하고 2년간 출전정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제수영연맹 (FINA) 은 이번 세계대회를 앞두고 자격정지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며 '약물과의 전쟁' 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현지 호주의 매스컴뿐만 아니라 외국언론은 대회개막 전부터 연일 톱뉴스로 중국의 약물복용 의혹을 제기했다.

45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한 중국은 “성적으로 말하겠다” 며 명예회복을 다짐했으나 9일 경찰의 불심검문 결과 위안위안 (여) 선수의 가방에서 성장 호르몬 약병이 발견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남자를 무색케하는 상반신 근육질을 자랑하는 96애틀랜타올림픽 자유형 1백m 금메달리스트 러징이 (23) 는 팔꿈치 부상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해 의혹을 더하고 있다.

중국선수단은 “동양인에 대한 우월의식 때문에 물증도 없이 중국선수들을 매도하는 서방의 마녀사냥” 이라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나 자국 수영의 장래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퍼스 (호주) =봉화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