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당보리 축제] 눈으로 입으로 느끼는 ‘보릿고개 추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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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꽁당보리축제’가 5월1~5일 군산시 미성동에서 열린다. 특산물인 찰쌀보리를 전국에 알리고 농촌 경치와 체험을 접목해 도농상생의 시민축제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2006년 시작한 행사다.

꽁당보리축제는 지역의 농민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풀뿌리 축제다. 논·밭을 축제장으로 내놓고 정성껏 음식을 장만해 잔치상을 차린다. 올 행사의 주제는 ‘군산의 미를 찾아 떠나는 가족여행’. 가족이나 연인들이 드넓게 펼쳐진 초록색 들판을 걸어볼 수 있도록 미성동 동사무소 주변 13ha의 논에 보리밭 사잇길을 조성했다. 아이들이 술래잡기를 할 수 있도록 보리밭 미로도 꾸몄다. 보리피리 만들기, 바람개비 만들기 체험 코너도 있다. 돌 절구통에 보리를 찌는 보리방아, 번개탄에 풋보리 구워먹기 이벤트도 한다.

궁핍하던 시절 ‘보릿고개’의 허기를 달래던 향수의 먹거리인 보리 개떡·국수·인절미 등을 맛볼수 있는 음식코너도 운영한다. 새마을 부녀회원들이 쑥·미나리 등 봄나물을 정성껏 준비해 음식을 만든다. 찰보리를 이용한 먹거리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농산물을 시중가보다 20~30% 싸게 파는 장도 열린다. 보리뿐 아니라 쌀·콩·팥 등 농민들이 직접 경작한 농산물을 ㎏단위가 아닌 옛날식 되박으로 판매한다.

꽁당보리축제에는 지난해 2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올해는 5월초 황금연휴에 열려 5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축제장을 면적을 다섯배나 늘리고 볼거리, 즐길거리를 많이 추가했다.

군산 미성동은 전국 최고의 흰찰쌀보리(찰보리) 생산지로 재배 면적이 1000ha나 된다. 지난해의 경우 4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이 행사가 계기가 돼 서울의 아파트 부녀회 등과 직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꽁당보리축제가 옛날 보릿고개를 기억하는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어린이들에게는 농업을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국 최고의 시민축제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성이나 아이들도 밥 한공기를 쉽게 비운다고 해서 ‘밥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은 꽃게장은 군산이 자랑하는 향토음식이다. 이 지역서 잡히는 꽃게는 영양염료가 풍부하고, 계절별 기온차가 큰 환경에서 자라 육질이 쫄길쫄길하고 깊은 맛이 있다. 여기에 타지역과 구별되는 ‘삼벌장’조리법은 군산 꽃게장의 특징이다. 먼저 파·마늘·생강을 넣어 끓인 간장속에 꽃게를 넣어 양념이 푹 배게 한다. 양념이 속살까지 배면 간장을 따라내 다시 끓이고 꽃게 담기를 세차례 반복한다.달짝지근한 간장 양념과 노란알로 가득찬 게딱지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을 비벼먹으면 밥 그릇은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꽃게장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금강하구둑 주변에 많다.(063)450-3081, 홈페이지(www.gunsanbori.co.kr)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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