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씨·日 왕세자 '우정의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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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가 정명훈(51.(右))씨와 일본의 나루히토(德仁.44.(左))왕세자가 한 무대에서 공연을 했다. 두 사람은 4일 오후 일본 도쿄의 민예관(民藝館) 대전시관에서 열린 '한.일 우호 특별기념 음악회' 무대에 올라 정씨가 피아노, 나루히토 왕세자가 비올라를 연주했다.

음악회에서는 총 네곡이 연주됐다. 앞부분 세곡은 세계적 첼리스트인 미샤 마이스키,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인 아라이 에이지(荒井英治.바이올린)와 정씨의 독주 및 이중주였다. 마지막 곡인 모차르트의 '피아노 4중주곡 제1번'을 왕세자를 포함한 네명이 협연했다.

정씨와 왕세자의 공연은 2002년 도쿄 필하모닉 특별고문을 맡고 있는 정씨가 도쿄에서 오페라 '나비부인'을 지휘할 때 관람하러 온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함께 연주해 보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그때 왕세자는 자신이 비올라를 연주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공연을 위해 왕세자의 거처인 도구(東宮)와 민예관 등에서 수차례 연습을 하는 등 상당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연주가 끝나고 리셉션에서 정씨는 "음악을 통해 한가족이 된 것 같다"며 "리허설을 하면서 왕세자가 멋진 사람임을 알았고 일본과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내외, 나종일 주일 대사 내외, 구삼열 아리랑TV 사장, 가와이 하야오 일본 문화청 장관 내외, 고바야시 요타로(小林陽太郞) 후지제록스 회장 내외, 스기타 료키(杉田亮毅) 니혼게이자이신문 사장 내외 등 한국과 일본 측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7개월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마사코(雅子)왕세자비의 참석 여부도 관심을 끌었으나 왕세자비는 몸 컨디션을 이유로 불참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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