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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인플루엔자, 처음으로 사람끼리 집단 전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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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뉴스 분석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 멕시코·미국의 돼지 인플루엔자(독감) 확산 사태와 관련,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 사태’라고 선포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인플루엔자는 종전에 없던 것이다. 사람 인플루엔자와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등이 돼지 몸 안에서 변종을 일으켰고 사람한테 옮겼다. 아직 그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인플루엔자가 집단적으로 사람한테 옮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2003년 이후 동남아와 헝가리 등지에서 유행하면서 256명이 사망했다.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는 조류 인플루엔자와 큰 차이가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일부에서 사람 간 전파가 의심됐지만 이번에는 사람 간 전파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돼지 인플루엔자 진원지인 멕시코에서는 1324명이 감염돼 81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멕시코 보건 당국이 25일 밝혔다.

고려대 김우주(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조류 인플루엔자만 주시해 왔는데 의외로 돼지 인플루엔자가 대유행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응전략 3단계를 발령하고 미국·멕시코 여행자 발열 검사에 들어갔다. 질병본부 이종구 본부장은 “여행자를 통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인플루엔자 치료제(타미플루 등) 250만 명분을 비축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이재홍 복지여성정책관은 “돼지고기를 통해서는 돼지 인플루엔자 전염이 안 된다”고 말했다. 돼지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려면 손발을 잘 씻는 게 중요하다. 최근 멕시코나 미국을 여행한 후 7일 안에 기침이나 고열 등 독감 증세를 보이면 즉시 보건소나 병원에 가야 한다.


안혜리·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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