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청소년 간 소통이 우호 증진 지름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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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청소년 교류기금을 조성하자.”

중국 베이징 거화카이위안(歌華開元) 호텔에서 23일 열린 제1회 한·중 민간우호 포럼에서 한전첸(韓振乾·65·사진) 베이징대학 한국학 연구센터 부주임은 한·중 친선이 양국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다며 이같이 주장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중문화협회(총재 이영일)와 중국의 국제우호연락회(회장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인민일보인터넷센터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한 부주임은 “한·중 민간의 우호 증진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양국 청소년들의 교류와 소통에 있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선 한·중 양국이 우선 청소년 교류기금을 조성해 두 나라 청소년들의 만남을 촉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대학 한국어학과를 졸업하고 북한 김일성대학에 유학해 박사학위를 받은 한 부주임은 한국 문화와 언어에 관해 중국에서 손꼽는 한국통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베이징대학에 세워진 한국학 연구센터의 창립 멤버이며 현재는 주중 한국문화원의 고문으로서 양국 문화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한·중 양국의 청소년들은 ‘생각이 기민하며’ ‘컴퓨터에 익숙하다’는 두 가지 공통된 특성이 있다면서 두 나라 청소년들이 상대국을 서로 오가며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 교류를 할 때 양국의 미래가 한층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인들이 중국인들과 대화할 때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가 ‘중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티베트 문제나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 일반 중국인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는 지를 한국인들이 잘 모른다는 이야기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치바오량(戚保良)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재중국 한국인회와 중앙일보가 앞장서고 있는 ‘겸따마다’(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기) 운동이 그 취지와 효과가 매우 뚜렷해 중국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이러한 민간 차원의 우호 증진 노력을 두 나라 국민이 적극 지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 발표에 나선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중 양국이 이제까지 진행해 온 양자 차원의 협력 논의를 앞으론 동아시아 다자 차원으로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흥호(한양대 교수) 현대중국학회 회장은 한·중 양국이 서로에 대한 불신과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양국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미래 청사진을 마련하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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