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재래식 아궁이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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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리산 자락의 산골마을인 경남함양군병곡면월암리 망월부락 廉성구 (34) 씨는 최근 집 난방을 기름보일러에서 재래식 아궁이로 바꿨다.

廉씨는 "한달에 5만~6만원 들어가던 기름값이 10만~12만원으로 늘어나 하는 수 없이 아궁이로 바꿨다" 며 "50만원을 들이기는 했지만 기름값 걱정도 덜고 흙냄새 나는 따뜻한 구들목을 되찾아 만족스럽다" 고 말했다.

廉씨처럼 IMF 한파 이후 기름보일러를 재래식 아궁이로 바꾸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경남함양군병곡면의 경우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전체 6백50여농가중 30여농가가 재래식 아궁이로 바꿨으며 올해안에 3백여농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병곡면은 아궁이 개량과 온돌을 놓는데 필요한 황토 채취장소를 옥계리 옥계마을 뒷산 등 10여곳에 마련해놓고 필요한 농가들에 황토를 날라다주고 있으며 출향인사들에게 아궁이 설치비를 후원해주도록 요청하는 면장의 편지 2백40여통도 보냈다.

땔감은 가지치기후 나오는 과수원의 나뭇가지와 밤나무단지 (3백80㏊) 의 간벌 (間伐) 로 생기는 밤나무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산림훼손은 거의 없다고 면 관계자는 설명했다.

宋한영 병곡면장은 "경남도 조사에 따르면 농가당 겨울동안 5드럼, 약 60만원어치의 기름을 때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18만여농가 가운데 20~30%만 아궁이를 설치해도 약 2백억~3백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함양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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