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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문화재 유지비 대비 가치는 얼마일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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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반구대암각화(국보 285호) 4926억원, 종묘제례(중요무형문화재 56호)·종묘제례악(중요무형문화재 1호) 3189억원, 창덕궁(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3097억원, 해인사 팔만대장경(국보 32호) 3079억원…. 국민들이 생각하는 중요 문화재의 가치는 한해 수천억원에 달했다.

문화재청이 23일 발표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문화재의 공익적·경제적 가치분석 연구’ 용역 조사 결과다. 주요 문화재별로 “문화재 보존·활용에 매년 세금으로 얼마를 낼 수 있는가”를 설문해 얻은 평균치에 취업자 수를 반영하는 ‘조건부가치측정법(CVM)’에 따른 것이다. 미국·영국·이탈리아 등 선진국도 자연환경이나 문화재의 가치를 평가할 때 이 방식을 쓴다. 같은 방식으로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은 연간 4152억원, 일제시대에 지은 서울시청 청사(등록문화재 52호)는 2278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신석기인의 생활상을 바위에 새긴 울산대곡리 반구대암각화는 댐에 잠겨 크게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암각화 훼손 방지를 위해 실제로 필요한 비용은 연평균 154억원 이상이다. 따라서 비용(154억원) 대비 가치(4926억원)는 32배가 넘는다.

창덕궁을 보존·활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 평균 23억원으로 비용 대비 가치는 135배, 팔만대장경에 쓰는 연평균 비용(9억원)에 대비한 문화재 가치(3079억원)는 336배, 종묘제례악은 5억 5000만원 대 2184억원으로 579배에 달했다. 연평균 유지비 4300만원이 드는 정이품송은 비용 대비 가치가 9886배로 조사됐다. 서울시청 청사는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비용이 연평균 971억원이라 비용 대비 가치가 2.4배에 그쳤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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