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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내가 해낸다]1.월드컵대표팀 고종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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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무인년 새해가 밝았다.

새출발은 항상 희망이며 포부다.

사회 구석구석에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올해도 스포츠 스타들의 꿈과 불굴의 도전의식은 여느해 못지않다.

새해를 맞아 각 종목에서 두드러진 활약이 기대되는 신인과 유망주 10명을 차례로 소개한다.

'앙팡 테리블 (무서운 아이)' 고종수 (20.수원 삼성)가 마침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새해를 맞아 그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문제아' '망나니' 등 지난해 자신을 괴롭혔던 부정적 이미지를 먼지처럼 귓등으로 날려버렸다.

진정한 스타로 거듭나는 길뿐이다.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월드컵. 그는 "16강 진출을 위해 죽는다는 각오로 뛰겠다" 고 마음을 다져본다.

고향 (전남여수)에서 휴가중이지만 자율훈련에 여념이 없다.

대표팀의 통제권 밖에서 자칫 빠질 수 있는 나태를 경계하기 위해서다.

아침.저녁 인근 뒷산을 오르는가 하면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헬스클럽에서는 뼈를 깎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만들기에 하루가 바쁠 지경이다.

자율훈련이 끝나면 '삼국지' 를 펴든다.

벌써 세번째 독파다.

“잘 하면 으스대는 자만심이 생깁니다.

'삼국지' 를 읽으면서 작은 것도 남에게 베풀면 결국 큰 것이 돌아온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가 '삼국지' 를 읽는 이유는 바로 그것. 천재적인 축구재능에도 불구하고 곧잘 팀워크 부조화를 일으켜 '말썽꾸러기' 로 낙인찍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독일에서의 왼쪽무릎 연골수술, 차범근 감독의 노여움을 사 상비군으로 내려갔을 때의 쓰라린 기억. 그러나 이제 악재는 없다.

“예전엔 볼을 빼앗기면 그냥 멀뚱히 서 있었지만 앞으로는 악착같이 따라가 볼을 빼앗아야지요. 그게 바로 저의 약점인 수비력의 보완이기도 합니다.”

고종수에 대한 차범근 감독의 기대는 남다르다.

게임을 읽는 시야, 예측불허의 슈팅, 유연한 드리블과 패싱력 등…. 그런 것이 차감독에게 믿음을 준다.

대표팀의 공격형 MF 고종수. 그는 낙차 큰 왼발 프리킥을 비장의 무기로 갈고 닦아 월드컵 16강고지를 넘을 채비를 하고 있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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