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말론 브랜도, 인생 은막서 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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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2년작 '대부 1편'에서 돈 코를레오네 역을 맡은 말론 브랜도(右). [AP=연합]

신비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외모와 명연기로 영화 사상 가장 뛰어난 배우 중 한명으로 칭송받았던 할리우드 스타 말론 브랜도가 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80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브랜도는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51년), '워터프론트'(54년), '대부 1편'(72년),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72년), '지옥의 묵시록'(79년) 등에서 개성있고 힘있는 연기로 전 세계의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다.

1924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난 브랜도는 뉴욕시의 뉴스쿨 드라마워크숍에서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연기이론을 공부하고 연기학교인 액터스 스튜디오를 다닌 뒤 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 섰다. 50년 '더 맨'이라는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했으며 51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처음 아카데미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워터프론트'와 '대부 1편'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뽑혔으나 73년의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대리인을 보내 미국 정부와 할리우드의 아메리칸 인디언에 대한 부당한 취급에 항의하며 수상을 거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화려한 은막 속의 이미지와는 반대로 그의 사생활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세차례 결혼해 아홉명의 자녀를 뒀지만 90년 아들 중 한명이 딸 셰인의 남자친구를 살해했으며 5년 뒤에는 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이후 은둔 생활을 해왔으며 가끔 단역에 출연해 그 수입으로 아들 재판비용과 생활비를 충당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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