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금융위기, 대만은 안전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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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만은 동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서 안전할 것인가.

지금까지 금융위기의 조짐은 없지만 완전히 안전지대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만 경제는 아시아 이웃국가들의 경제에 의존하는 측면이 많아 한국.일본등의 경제불안이 계속될 경우 어떤 식으로든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대만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낮고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경제성장률도 올해 6%안팎의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컴퓨터 제조업체들도 최근 유례없는 이익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밀어닥친 지난 7월이후 대만 달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율상승폭이 작았다.

주가지수는 올들어 약 17%나 상승해 아시아 시장중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초순 주식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은 해외로 빠져나간 돈보다 더 많았다.

이는 지난 4월이후 처음 나타난 낙관적 현상이다.

대만 증시의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을 낳는 대목이다.

그러나 일부 의심 많은 펀드매니저들은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고 말한다.

이들은 "지금으로선 아시아 지역의 어떤 시장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으며 현금만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존재" 고 말한다.

한국의 외환위기에다 일본의 대형 금융기관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현상들을 볼 때 아시아 금융위기의 파고는 생각보다 높다.

이 때문에 대만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경계심에 가득차 있다.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아시아를 하나의 동일 그룹으로 본다.

일부는 아시아의 다른 시장들이 더욱 악화돼 대만 시장이 무너질 때를 기다려 투자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펀드매니저들은 앞으로 대만 주식시장을 좌우할 요소로 ▶한국 위기가 얼마나 빨리 진정될 것인가▶대만산 컴퓨터 수출이 호조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두 가지를 손꼽는다.

대만의 수출품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철강에서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그 품목이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대만의 수출품들은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의 원화가치가 지금처럼 약세를 지속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잃기 쉽다.

이미 대만의 수출품들은 상당부분 경쟁력을 잃기 시작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세계 경기에 찬물을 끼얹게 되면 대만 경제를 주도하는 컴퓨터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장관계자들은 대만 경제의 순항여부를 판단하려면 내년 상반기에 대만의 컴퓨터 수출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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