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통일부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명박 정부 들어 첫 남북 접촉이 열린 21일 국내외 관심은 온통 개성으로 쏠렸다. 그러나 우리 대표단이 개성으로 출발한 지 12시간 만에야 열린 남북 접촉은 22분 만에 끝났다. 통일부 주변에서는 “북한의 일방적 통지로 끝날 것이라는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탄식이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쯤 열릴 예정이던 접촉이 늦어지며 “결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오후 8시를 지나며 “9시쯤 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이 예고했던 중대 문제와 지난달 30일부터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은 현대아산 유모(44)씨 접견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이날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와 통일부에서는 100여 명의 취재진이 대기하면서 1년4개월 만의 첫 남북 당국 접촉에 관심을 보였다. 출입사무소 관계자들은 유씨 석방에 기대를 걸었지만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이 오후 5시 혼자 귀환하자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표단 귀환이 늦어지자 평소 5시 입경을 마무리하고 6시 퇴근했던 남북출입사무소도 이날은 양창석 소장을 비롯해 통일부, 법무부, 세관 등 30여 명의 직원이 남아 연장근무를 했다. 이날 오전 8시45분쯤 개성으로 향했던 김영탁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대표단장) 등 우리 측 대표단 7명은 다음 날 0시30분이 넘어서야 회담본부로 귀환했다.

◆현인택 장관, 국제전화로 현지 상황 점검=현 장관은 오전 10시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홍양호 차관을 보냈다. 대신 남북회담본부에 머물며 국제전화(KT 라인)를 통해 현지 상황을 챙겼다. 과거 남북회담 때는 도·감청 방지를 위해 비화(秘話) 전화와 팩스를 사용했지만 이번엔 국제선을 이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김성환 외교안보수석·현 장관으로부터 회담 준비 상황을 보고받은 데 이어 오후 7시부터 다시 모여 회담 상황을 챙겼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정용수·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