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밀반출 무더기 적발…외화로 환전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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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근 외환위기로 외화 환전이 어려워지면서 원화를 해외로 밀반출하려는 외환관리법 위반사범들이 공항에서 무더기로 검거됐다.

김포공항경찰대는 26일 한화 2천5백만원을 중국으로 빼돌리려한 혐의 (외국환관리법 위반) 로 趙모 (33.주부.대구시북구읍내동) 씨를 붙잡아 신병을 강서경찰서로 넘겼다.

중국동포 출신으로 지난 96년 한국인과 결혼해 국적을 취득한 趙씨는 25일 낮12시30분쯤 중국 옌지 (延吉) 시에 노래방을 차리기 위해 현찰을 손가방속에 숨긴 채 선양 (瀋陽) 행 중국 북방항공에 탑승하기 위해 김포공항 1청사 출국장을 빠져나가려다 경찰의 검색과정에서 적발됐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오후6시30분쯤 黃모 (42.회사원.서울양천구신월동) 씨 등 3명은 중국에 도금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홍콩행 대한항공편으로 4천4백만원을 밀반출하려다 검거됐다.

또 이날 한화 6천만원을 갖고 출국하려던 재일동포 鄭모 (45.건축업) 씨와 3천만원권 당좌수표 등 1억6백80만원을 밀반출하려던 재미동포 李모 (38.건축업.서울강남구도곡동) 씨가 검거되는 등 지난 20일 이후 원화를 밀반출하려다 검거된 경우는 모두 7건, 3억5천5백80만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들어 국내 금융기관에서 거액의 외화 환전이 어려워진데다 한화가 비교적 좋은 환율로 통용되는 중국 등지에서는 한화를 그대로 반출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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