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일본 야마이치증권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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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최대의 증권회사인 미국 메릴린치증권이 자진폐업한 일본 야마이치증권의 개인영업부문을 인수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또 메릴린치등 세계유수의 증권사들이 한국의 중견 증권회사 인수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린치는 50개의 야마이치증권 점포와 2천여명의 직원을 넘겨받은뒤 현재 법인영업을 담당하는 일본 메릴린치증권과는 별도로 새로운 증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증권사는 내년 5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메릴린치는 최근 미국 증권시장의 호황을 바탕으로 영국의 최대 자산운용회사인 머큐리를 53억달러에 매입하는등 전세계적인 범위에서 새로운 자산운용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메릴린치가 일본 3위의 야마이치증권을 인수한 것도 1천2백조엔에 이르는 일본의 개인 금융자산 운용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주요증권사들은 올들어 총회꾼 사건으로 고객이탈이 심화돼 10월에는 법인영업만 취급하는 일본 메릴린치가 시장점유율 8.1%로 노무라증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편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스미스바니등 미국 증권회사들과 네덜란드계의 ING베어링스, 영국계의 자딘플레밍증권 등이 아시아 금융위기를 틈타 한국의 중견 증권사 매입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아시아 본사를 두고 한국시장을 커버하는 이들 증권사들은 핵심 실무진들을 서울에 파견, 타당성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IMF협상 결과 한국에서 외국 증권사의 현지법인 설립이 전면 자유화됨에 따라 현재 지점이나 사무소 형식으로 나와있는 서울지점을 현지법인으로 격상시키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들 세계적 증권사들은 한국시장에서 개인소매영업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영업망을 새로 구축하는 것보다 이미 무너진 동서.고려증권등은 물론이고 다른 중견증권사의 인수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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