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옴부즈맨 프로 새방향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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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스스로를 칭찬하기란 쉽지않다.

자화자찬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기 일쑤다.

그렇다고 늘 자아비판만 하기도 어렵다.

이번에는 누워서 침뱉기라는 비난이 기다린다.

KBS1 '시청자의견을 듣습니다' (연출 박진범.김진환 - 일요일 오전7시30분).MBC 'TV속의 TV' (연출 한명석.이모현 - 일요일 오전6시35분).SBS 'TV를 말한다' (연출 김태현 - 일요일 밤12시55분) . 방송 3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들이다.

93년 10월 방송 3사가 TV의 폭력성과 선정성을 자체적으로 줄여보겠다며 똑같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안팎 곱사등이다.

방송시간이 신새벽이나 심야에 편성돼 있어 시청자들이 제대로 보기가 어렵고, 제작진들도 '알지도 못하고 지적부터 한다' 며 백안시하는데다, 회사 내부에서도 없앨 수도 없고 계속 내보내기도 '영양가가 없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는 여전히 유효하다.

툭하면 결방되고 툭하면 시간대가 변경되는 서러움속에서도 MBC의 옴부즈맨 프로그램 'TV속의 TV' 가 내년 1월4일로 2백회를 맞는다.

'TV속의 TV' 는 2백회 특집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방송환경을 심도있게 취재했다.

영상 선진국을 찾아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나아갈 길과 우리 방송환경의 변화상을 제시한다는 취지. 제작진은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의 FCC (연방통신위원회) 를 비롯, NBC와 CBS 방송사, 공영방송인 PBS, 미디어교육센터등을 둘러보았다.

또 캐나다에서는 CRTC (방송통신위원회) 와 공영방송 CBS, 자율기구인 CBSC를 찾았고 저명한 언론학자인 마샬 맥루한 교수의 아들 에릭 맥루한 교수와의 인터뷰및 맥루한 센터 탐방등을 준비했다.

최근의 대선관련 TV토론에서도 증명됐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이미 TV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으며 TV의 폭력성과 선정성을 크게 제한하고 있는 실정. 프로그램 질 저하를 막기 위해 미국에서는 시청자단체들이 광고주를 통해 압력을 넣고 있었고 캐나다에서는 CRTC의 자체 윤리강령을 CRTC가 강제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는 것이 이모현 PD의 취재소감이다.

이PD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독립성 확보가 가장 큰 관건” 이라며 캐나다의 최대 공영방송 CBC사에서는 옴부즈맨 담당자를 5년 단임제로 따로 채용해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독립 프로덕션이나 시청자 단체 같은, 공신력과 공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에서 3사 모두를 대상으로 제작하는 것도 제대로 대접을 못받고 있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힘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고 전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방송실태는 내년 1월11일 오전 2백1회에서 평소보다 방송시간이 2배 늘어난 50분간 특집으로 방영된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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