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명장]대한유화 울산공장 이성훈 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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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석유화학 공장은 곳곳에 위험물이 쌓여있어 한시도 경계심을 늦출수 없습니다." 대한유화 울산공장 수지생산부의 이성훈 (李聖勳.52) 차장은 지난해 국내에 몇 안되는 위험물관리 분야의 명장으로 선정된 엔지니어다.

그는 지금의 울산광역시에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할 무렵인 72년 대한유화 1호공장의 창설요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현재 가동중인 7호공장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의 업무는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 생산시설을 감독하고 조절하는 관리직. 기체 상태의 원료가 새어 나올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한시도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다고 한다.

때문에 틈만 나면 공장 곳곳을 둘러보며 안전상태를 점검한다.

그는 64년 충북 청주기계공고 응용화학과를 졸업한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 는 생각으로 석유화학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위험물 관리가 당시엔 생소한 분야여서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기술자는 커녕 마땅한 이론서조차 찾기 힘들었다" 고 한다.

그가 25년간 쌓아온 현장 노하우는 숱한 시행착오의 산물이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배출가스 냄새만 맡아도 생산공정에 위험요소가 있는지 알 정도가 됐다" 고 한다.

그는 위험물관리외에 생산공정 개선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폴리에틸렌 공정을 개선해 불량 비닐제품의 원인을 제거한 것은 물론, 93년에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생산에 사용되는 헥산 (Hexane) 을 80% 정도 재사용하는 공정을 개발해 하루 1천만원 정도의 원가절감과 하루 4백t 정도의 폐수를 줄이는 성과도 올렸다.

李차장은 공장안에서 '석유화학 생산의 백과사전' 으로 통한다.

대한유화 울산공장이 72년 이후 지금까지 무사고 행진을 이어올수 있었던 것도 李차장의 숨은 노력이 컸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李차장은 "석유화학 공장은 공정 하나만 바꾸어도 자칫 개스 또는 액체상태의 석유화학원료간의 폭발반응이 일어날 수 있어 늘 긴장감을 늦출수 없는게 가장 큰 고충" 이라고 말한다.

울산 =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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