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 탄광업계 강타…동원·삼척탄좌,98년 20% 감산 실업·부도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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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가 가뜩이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탄광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동원.삼척탄좌등 강원도내에 위치한 국내 굴지의 대형탄광들이 IMF 경제체제하에서 정부의 각종 지원금 동결 또는 감축이 예상되자 강도높은 감축계획 수립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최대의 민영 무연탄 생산업체인 정선군사북읍㈜동원 사북광업소는 내년 무연탄 생산량을 올해 64만t 보다 20% 줄인 51만t으로 잠정 결정하고 하청업체 정리등 감산에 따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15개 하청업체를 포함, 총 1천2백52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 광업소가 계획대로 생산량을 줄일 경우 내년 3월 일괄 재계약 예정인 하청업체에도 영향이 미쳐 상당수 하청업체들이 폐업할 것으로 보인다.

사북광업소 관계자는 "현재 15만t의 재고 무연탄이 쌓여있는 상태에서 겨우 버텨왔으나 내년에는 정부의 각종 지원금 동결 또는 삭감, 금융산업 위기로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감산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정해야 할지 모를 정도" 라고 말했다.

7개 하청업체를 포함, 총 7백20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는 정선군고한읍 삼척탄좌도 대형 갱 한곳을 폐쇄할 방침이어서 내년 생산량은 올해 (46만t) 보다 최소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척탄좌 관계자는 "IMF의 영향으로 각종 기자재 값이 2배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등 경영여건이 생각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태백시장성동 장성광업소등 대한석탄공사 산하 3개 광업소도 내년 생산량을 최소 올해보다 10%이상 감축할 것으로 알려져 광원과 영세 하청업체들의 잇단 폐업.실직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선지역발전연구소 김창완 (金昶完.32) 소장은 "탄광의 감산은 곧바로 광산근로자들의 실직과 지역경기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며 "폐광지역 주민들간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어 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태백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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