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출신 40대 산업체 특별전형서 영광…고3 딸과 함께 대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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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고3인 딸과 함께 대학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20년동안 품어온 꿈이 실현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설렙니다.”

한전 청평양수발전소 기계과 직원 김연재 (金연在.42.서울중랑구상봉동) 씨는 요즘 다시 학생이 될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

연세대에서 98학년도부터 국내 최초로 실시하는 산업체근로자 특별전형에 지원해 공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에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산업체근로자 특별전형은 공고와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후 4년 이상 일선 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을 상대로 정규과정으로는 올해 처음 신설된 특별전형이다.

金씨는 73년 수송전기고를 졸업하고 75년 한전에 입사한 뒤 20년동안 발전기를 유지.보수하는 분야에서 성실히 근무해오면서도 학업에의 꿈을 버리지 못해 책을 손에서 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성실한 근무태도를 높이 평가받아 그동안 받은 상만도 건설부장관상 등 수십개나 된다.

그동안 묵묵히 내조해온 부인 이경애 (李京愛.40) 씨는 "남편이 특히 침술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 가족과 회사는 물론이고 동네에서도 '명의' 로 소문났다" 고 자랑한다.

金씨는 "2년동안 서울과 발전소가 있는 가평을 오가며 뒷바라지한 아내에게 앞으로 4년동안직장을 휴직하고 공부한다는 것이 미안할 뿐" 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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