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히라야마 이쿠오 유네스코 특별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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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빠르면 2년안에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될 것 같다.

1년은 등록을 위한 준비과정이며, 나머지 1년은 세계유산위원회의 21개 회원국을 설득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벽화에 매료돼 세계유산 등록에 앞장서고 있는 히라야마 이쿠오 (平山郁夫) 유네스코 특별고문은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록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 예술가로서 고구려 고분벽화를 어떻게 평가하나.

“다카마쓰 고분벽화보다 훨씬 박력있고 생동감이 넘친다.

일본의 고대문화가 한반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벽화에서도 그런 점이 나타난다.”

- 정말 북한이 고구려 고분군 주변의 군사시설까지 없애겠다고 했나.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면 북한으로선 큰 자랑거리다.

유일범 문화예술 총국장이 적극 협조하겠다고 대답한 것은 아마 김정일 총비서의 지시에 따랐을 가능성이 크다.”

- 고구려 고분군의 보존상태는 양호한가.

“비교적 잘 보존돼있으나 세계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온도.습도등 과학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고분주변의 경관이 뛰어나 고분과 주변의 자연을 묶은 '세계복합유산' 으로 등록하도록 북한측에 제안했다.”

- 보존하는데 돈이 많이 들텐데.

“세계유산은 보유국이 자체적으로 보존하는게 원칙이다.

고구려 고분군은 훌륭한 인류의 자산이기 때문에 사재를 보태서라도 세계유산 등록을 꼭 실현시키고 싶다.

유네스코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선 내게 전권을 위임했기 때문에 지원을 하는 쪽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 그밖에 세계유산으로 추천할 곳은 없나.

“38선 주변을 히로시마 원폭돔처럼 '기억 (負) 의 유산' 으로 등록시키고 싶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바라는 마음이다.”

도쿄 = 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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