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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문협이사장 선거,보수-혁신 과열 양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 '문단 정치꾼들만 모여 문학을 퇴행시키는 한국문인협회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동안 문협에 참여하지도 않은 문인들이 개혁을 외치는 것은 가당치 않다.'

새해 1월11일 열릴 문협 제21대 이사장선거를 앞두고 문단에 선거열풍이 불고 있다.

5.16이후 모든 문학단체를 통합, 발족된 문협은 현재 회원 4천명 가량의 국내 최대 문학단체.

○…89년 이사장 선거방식이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뀌면서 명망 있는 문단 원로보다 표에만 급급한 문인들이 문협을 이끌어 문단의 대표성을 잃게 했다는 비난도 적지않다.

현재 문협이사장 후보로 나선 문인은 문협 부이사장으로 있는 시인 성춘복씨와 평론가 이유식씨, 그리고 문협을 개혁하겠다며 기존 세력에 맞서고 있는 시인 이근배씨.

○…이근배씨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문협의 폐쇄성으로 인한 문학 왜곡 현상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더이상 그런 문인들에게 문협을 맡길수 없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소설가 이호철.유현종.김승옥.이문구씨, 시인 정진규.김종해씨등 10여명이 참석, 문협개혁에 대해 이씨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문협 회비 완납자에게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는 현 선거방식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선거권을 가진 회원은 2천2백여명. "세금 안낸다고 국민의 선거권을 박탈하지 않듯 회원임에 틀림없는데 회비를 안냈다고 선거권을 안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며 선거권에 대해 현 집행부에 재고를 요청했다.

○…한편 문협은 지난 17일 비상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 입후보자의 자격심의를 따졌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선거와 피선거권의 자격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문협 정관 12조8항을 그대로 준수하기로 했다.

또 성춘복씨는 "문협 회원 문인들이 다 작품활동에 열심인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다고 문협이 문단 정치꾼들의 모임이라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며 “공정한 선거를 통해 패하면 깨끗이 승복하겠다” 고 밝혔다.

이경철·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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