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 인공생산,자연산과 동일성분…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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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심 (산삼) 봤다아~. " 심산유곡 (深山幽谷) 으로 산삼을 캐러 다니는 '심마니' 가 산삼을 발견하고 기쁨에 겨워 외치는 소리가 아니다.

세계 최초로 산삼의 대량 인공생산기술을 2년여의 연구끝에 개발한 산림청 산하 임목육종연구소 (소장 朴洪洛) 생명공학과 연구팀의 흥분에 가득찬 목소리다.

연구소측은 지난 9월 강원도에서 심마니가 캔 '쌍둥이' 산삼 두 뿌리를 가져와 산삼을 인공배양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산삼의 몸통과 뿌리를 잘게 썰어 무균 (無菌) 처리된 1백여개의 플라스틱 용기에 나눠 넣고 인공배양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한 결과 세포조직이 성장하면서 뿌리가 내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구팀 최명석 (崔明錫) 박사는 "산삼 조직을 멸균 플라스틱 배양기에 5~6개월동안 넣고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면 세포조직 (캘로스) 이 성장하면서 미세한 뿌리가 생긴다" 며 "이를 대형 생물반응기 (탱크) 안에서 두달간 키우면 산삼뿌리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고 말했다.

실타래 같은 가느다란 뿌리가 생물 반응기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 원래 산삼과 같은 성분을 지닌 뿌리로 커진다는 얘기다.

崔박사는 "인공증식된 뿌리를 산속에 심어 몸통과 뿌리가 달린 산삼으로 자연재배할 수는 없지만 인공생산된 뿌리를 약재로 사용하는 데는 효능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내년중 플라스틱 용기에서 자라고 있는 산삼 뿌리를 생물반응기로 옮겨 대량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임목육종연구소는 이미 산삼 인공재배와 같은 방식으로 인삼뿌리의 양산에 성공해 현재 약재화 실험을 진행중이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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