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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 증가는 식생활 변화 때문…명치주변 답답하면 일단 의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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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수석 (壽石) 수집가' . 서울중앙병원 소화기내과 김명환 (金明煥) 교수의 별칭이다.

그의 연구실에는 전국에서 수집된 기기묘묘한 1천1백여개의 돌 (?) 이 계측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사람의 몸안에서 채취된 담석. 담석은 담낭이나 담도에 생긴 일종의 돌. 소화액인 답즙의 빌리루빈 색소나 콜레스테롤이 침착되어 결정화된 것이다.

金교수는 “최근들어 20~30%에 불과하던 콜레스테롤 담석 비중이 70%이상 늘고 있다” 며 “이같은 결과는 고단백.고지방식이 늘어나는 우리 식생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내년 3월 열리는 대한췌.담도연구회 (회장.영동세브란스 강진경교수)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 우리몸에 담석이 생기는 것은 소화액인 담즙이 원인이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에 저장되었다가 십이지장으로 흘러나가 지방을 분해하는등 소화를 돕는 걸쭉한 액체. 하루 생산량은 맥주병 2병 (1천~1천5백㎖) 정도로 소화작용 외에도 콜레스테롤을 대사시키는 역할도 한다.

간에서 이용되고 남은 콜레스테롤을 담즙을 통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담석의 종류는 콜레스테롤과 색소성등 두가지. 색소성 담석은 기생충이나 장내 세균이 담낭이나 담도를 막아 담즙에 있는 빌리루빈이 쌓여 형성된 것. 색소성이 줄어드는 것은 기생충과 감염질환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 식생활이 고단백.고지방.고칼로리로 바뀌면서 혈액내 콜레스테롤이 증가함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이 서양과 같은 수준으로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담석이 생겼을 때의 주증상은 명치주변이 답답하고 쓰리며 심하면 위를 쥐어뜯는 듯한 격통이 오는 것. 이 때문에 위경련이나 급체로 오인하기도 한다.

다행한 것은 담석 제거술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배를 열어야 했지만 지금은 담석이 담도에 있을 때는 입을 통해 내시경을 담도까지 집어넣어 빼내고, 담낭에 있을 때는 배에 작은 구멍을 내 복강경으로 꺼낸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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