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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당선자,미국 방문 98년 2월 이후로 늦춰질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대중당선자의 미국 방문이 내년 2월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金당선자 진영의 한 핵심 관계자는 20일 "외교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며 "당선자 입장에서 미국 등 맹방, 국제금융기구들과 충분한 의견교환을 위한 채널이 확보돼 있으므로 방문을 서두르지 않을 방침" 이라고 밝혔다.

金당선자는 미셸 캉드쉬 IMF총재가 조만간 방한하면 한차례 이상의 회동을 갖고 협약 이행 의지를 재천명하는 동시에 한국경제 회생을 위한 나름의 처방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대통령당선자의 관계국 방문은 구체적 목적과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며 "지금은 단순한 친선방문이나 생색을 내기 위한 외교를 할 때가 아니다" 고 부연했다.

이런 발언은 국가원수 또는 예정자로서 해외 방문의 의미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국익에도 도움이 되며, 이러한 방문외교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국내 활동에 주력한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金당선자 진영의 이같은 방침은 미국이 25일께부터 크리스마스 휴가에 들어가고 신년이 돼도 업무 개시 등으로 여유가 없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이미 한국에 90억달러를 지원했고, 아시아개발은행 (ADB) 과 세계은행 (IBRD) 도 연내 20억달러씩을 추가 지원하는 등 협약대로 이행되고 있으며 별도의 추가적인 구제금융은 난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쪽도 金당선자가 당장 방문할 경우의 예우와 의전 등을 들어 정국안정 후 방문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연말을 보스니아 주둔 장병 위문으로 보낼 계획이다.

백악관 측은 일부 언론이 金당선자의 22일께 방미를 보도한 것과 관련해 20일 "양국간 주요 문제는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대사를 우선적 창구로 논의함으로써 불필요한 혼선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밝혔다.

미국정부는 金당선자가 협약 준수를 거듭 다짐하고 한국의 경제적 위기 해결에 적극성을 보이는 데 이해를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같은 의견일치에 따라 직간접 채널을 통한 의견교환에 주력한 뒤 내년초 金당선자 취임을 전후해 양국 정상이 회동할 전망이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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