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미국 부부 교육학자, '자녀를 성공시킨 아버지들''…어머니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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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찰스 디킨스, 파블로 피카소, 스티븐 스필버그, 마이클 조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남다른 아버지를 두었다는 점. '콩 심은데 콩난다' 는 옛말도 있지만 보통 부모의 교육관이 자식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다.

미국의 거대 출판기업인 펭귄북스가 기획하고 펴낸 '자녀를 성공시킨 아버지들' '자녀를 성공시킨 어머니들' 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금토刊) .저자는 데이비드 혼피셔와 엘자 혼피셔라는 부부 교육학자. 도서관을 이잡듯이 뒤져 찾아낸 각종 사료들을 바탕으로 역사적 인물에서 20세기의 대중스타까지 자식과 부모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최고의 아버지 99명, 어머니 99명을 선정한 것부터 눈길을 끌고 짤막한 일화중심으로 돼 있어 읽기에도 부담없다.

이 책에서는 자녀 교육의 덕목을 7가지로 꼽는다.

야망.용기.헌신.믿음.통찰력.책임감.자아수련이 그것이다.

성공한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 덕목을 적어도 한가지씩 가르쳐 주었다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한 예로 마이클 조던의 아버지가 "너무 늦어서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경우는 없다" 라며 노력과 성실을 강조하지 않았던들 오늘날 희대의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자신은 일개 포클레인 기사였지만 아들에게는 야망과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결단력을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미국 흑인 여성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진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에게도 아버지는 특별난 존재였다.

당시 윈프리는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비뚤어진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발소 주인이었던 친아버지는 이 골칫거리 딸을 떠맡아서는 나름의 규율을 세워갔다.

벌을 주진 않았지만 옷차림.성적.귀가시간까지 꼼꼼히 챙기고 2주일에 책 5권을 읽게 하는등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 그 결과 3년만에 윈프리는 학생회장에 선출되고 주대표 학생으로 백악관에 초청되는 개가를 이뤘다.

그의 이발소에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만 하는 부모에게 시달리는 것이 지겨우면 지금이야말로 행동을 보일 때다.

모든 걸 알고 있다고 느끼는 지금 자신이 안다는 것을 부모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는 문구가 붙어 있다.

'살아있는 성녀' 라 불리웠던 마더 테레사는 그 아낌없는 사랑의 원천을 어머니로 꼽고 있다.

알바니아 출신의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부모는 음식과 휴식이 필요한 모든 이들을 돕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어느날 어린 딸이 "날마다 우리 집에 오는 손님은 다 누구예요?" 라고 묻자 어머니는 "몇 사람은 친척이고 나머지는 모두 우리 가족이란다" 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이밖에 맥아더, 아인슈타인, 요한 바오로2세등을 비롯해 정치가.경영자.사회운동가.예술가등 각 분야 유명인이 재능을 발굴하게된 계기를 짚고 있어 교육열 높은 한국 부모에게는 귀가 솔깃하다.

위인이건, 유명인이건간에 그들의 '특출함' 속에는 부모의 '남다름' 이 숨어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확인하게 해준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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