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이 사자성어도 써봐” … 안준호 감독에 추천 문자 폭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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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형난제(難兄難弟)다. 팀 간 전력 차가 거의 없어 누구든 우승할 수 있다.”

“수사불패(雖死不敗)의 심정으로 나섰다.”

안준호 삼성 감독의 ‘사자성어’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안 감독은 경기 때마다 사자성어로 전망과 회고를 대신하고 있다. 이기면 교병필패(驕兵必敗)를 강조하고, 지면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고 한다. 그는 “어릴 때 서당에 다녀서 한자를 잘 안다”고 말했다.

사자성어가 화제가 되자 주변의 성원도 대단하다고 했다. 안 감독은 “요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각종 사자성어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까지 ‘이걸 한 번 써 보라’며 보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감독의 자존심도 만만치 않다. 그는 “쓸 만한 게 없더라. 자존심이 있지, 직접 찾아낸 것만 쓰고 있다”며 웃었다.

요즘 안 감독은 남몰래 웃음을 짓고 있다. 삼성은 챔프전에 선착했는데 또 다른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동부와 KCC가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6강에서 LG, 4강에서 모비스 등 스피드의 팀을 상대로 비교적 손쉽게 올라온 데 비해 반대편 조(전자랜드·KCC·동부)는 모두 높이의 팀들이라 쉽게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있다. 몰래 웃으면서도 사자성어는 잊지 않았다.

안 감독은 “올해 플레이오프 대진은 스피드와 높이가 갈린 황금분할(黃金分割)이라고 진작부터 강조하지 않았나. 이게 다 선견지명(先見之明)이었다”고 웃었다. 안 감독은 17일 챔프전 미디어데이 때 또 다른 사자성어를 준비해서 나설 것이라며 “기대해도 좋다”고 호언장담(豪言壯談)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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