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헝가리·체코 ,나토가입협정 16일 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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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폴란드.헝가리.체코 등 동구 (東歐) 3개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가입협정이 16일 공식 서명된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등 NATO 16개국 외무장관과 동구 3개국 외무장관은 브뤼셀에 있는 NATO 본부에서 역사적인 가입문서에 차례로 서명, 탈 (脫) 냉전 이후 첫단계 NATO 확장작업을 사실상 마무리짓는다.

남은 절차는 회원국들의 의회비준으로 이들 19개국은 NATO 창설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99년4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 이전에 비준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비준은 순조로울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 7월 마드리드 정상회담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3개국 가입을 공식 천명한 이래 약 5개월만에 3개국 가입협상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동구 3국의 NATO 가입협상이 당초 예상과 달리 비교적 신속히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3개국 가입에 따른 비용문제라는 최대 걸림돌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은 NATO 확대에 드는 비용이 이들 3개국이 낼 분담금을 포함, 향후 12년간 2백70억~3백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산정했었다.

신규 가입국의 전력 (戰力) 수준을 NATO 기준에 맞춰 향상시킨다는 가정아래서였다.

예컨대 폴란드가 보유한 1천7백대의 전차 가운데 절반 이상이 1955년 무렵 제작된 옛 소련제 T - 55전차로 현대전에서는 거의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골동품들이다.

연간 40~60시간에 불과한 폴란드 전투기 조종사의 평균 비행시간을 NATO 공군기준인 1백60시간으로 끌어올리는데도 막대한 돈이 든다.

미국은 이 가운데 15억~20억달러만 내고 나머지는 기존 유럽회원국과 신규 가입국이 자체 부담하라고 주장해왔다.

유럽은 당연히 반발했다.

돈 문제에 걸려 NATO 확대가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합의전망이 무망해지자 NATO는 결국 비용 자체를 재산정, 대폭 낮춰잡는 것으로 문제를 봉합했다.

NATO는 최근 자체 보고서를 통해 3개국 가입비용으로 NATO가 추가부담해야 할 비용을 13억~15억달러로 재산정했다.

통신망 확대와 방공 (防空) 체계 수립, NATO 본부내 3개국 대표단 사무실 마련 등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비용이다. 이에 따라 신규 가입국의 전력수준을 NATO 기준에 맞춘다는 당초 목표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NATO는 비록 동구 3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끌어안는데는 성공했지만 군사적 측면에서 당분간 NATO 회원국간에 1진과 2진의 구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리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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