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찬조연설 갈수록 혼탁…인신공격 안방 파고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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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안방유권자를 겨냥한 각 당의 텔레비전 연설전이 갈수록 뜨겁다.

내용도 네거티브 (부정적).인신공격성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저런 비판이 있어도 유권자의 뇌리에 오래 남고 마음에 충격을 주는 데는 이 방식이 제일이라는 득표전략 때문이다.

한나라당 김홍신 (金洪信) 의원의 13일 찬조연설은 네거티브 캠페인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는 김대중 국민회의후보의 정계은퇴 및 복귀사진이 실린 신문스크랩등을 동원해 '말바꾸기 명수' '거짓말쟁이 김대중' 을 집중 부각했다.

"든든해요 김대중이 아니라 불안해요 김대중" 이라는 말로 시청자를 자극했다.

한나라당측은 金의원의 이같은 공격성 연설에 대해 "국민회의측에서 먼저 싸움을 걸어 왔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일 국민회의 노무현 (盧武鉉) 부총재는 연설에서 "이회창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주변에 깔려 있는 5, 6공 세력의 핵심들에게 휘둘릴 것" 이라며 자신의 국민회의 참여를 '후회 없는 선택' 이라고 강조했다.

盧부총재가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공격했다면 金의원은 국민회의 후보의 인간성을 건드린 것이다.

이에 국민회의가 발끈했다.

김태동 성균관대교수 (14일)→정동영 대변인.성우 고은정씨 (15일)→수몰장병의 어머니 윤영자씨 (17일) 를 내세워 강도 높은 상대당 후보비판에 나설 참이다.

특히 '어머니의 눈물' 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할 윤영자씨는 "서민의 아들은 군에 가서 순직하고 특권층의 아들은 병역면제를 받아도 되는 것이냐" 는 감성적 접근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측은 "원래 '어머니의 눈물' 편은 방영여부를 놓고 고심했으나 김홍신의원의 연설을 보니 맞불을 놓지 않을 수 없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측은 박정희대통령의 딸 근혜씨 (14일)→이회창후보의 부인 한인옥씨 (16일)→이한동 대표 (17일) 등을 등장시킨다는 계획. 특히 이한동대표는 金의원 이상의 화력을 동원해 김대중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릴 방침이라는 것. 최병렬 (崔秉烈) 선대위원장은 "김홍신의원의 방송이 나간 뒤 녹화테이프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 빗발친다" 며 높은 효과에 고무된 표정이다.

국민신당은 자금부족으로 박찬종후보만 12일에 이어 15일에 찬조연설시킨다.

"DJT.이회창 - 조순.이인제 - 박찬종 '세트' 중 어느 팀이 가장 젊고 유능한가" 를 연설주제로 잡았다.

신당측이 홍보전에서는 가장 모범적인 듯하다.

전영기·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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