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然금술사 28] 낚시까지 즐기는 '생태 수영장(Natural pool)'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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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이 친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멘트를 걷어내고 나무, 돌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염소같은 소독약도 쓰지 않는다. 정수는 자연에 맡긴다. 수영장 주변에 수생식물을 심어 물을 자연적으로 정화시킨다. 수영장이 아니라 연못에 가깝다. 연못 속에 수영장을 만든다. 자연속에서 물고기와 함께 수영을 즐기는 것이다. 수영장의 '자연주의 선언' 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생태 수영장(Natural pool)'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택은 물론 주말 별장, 공원, 학교, 호텔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수영장이 속속 보급되고 있다. 기존의 풀장은 염소와 같은 독한 화학 정수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 또 주기적으로 물을 갈아줘야 하고 풀장 청소도 자주해야한다. 관리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그러나 '생태 수영장'은 자연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고인 물은 게 마련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생태 수영장을 만드는 과정을 보자. 먼저 수영장보다 좀 더 넓은 면적에 연못을 판다. 연못 안에 나무나 돌 등으로 수영장을 만든다. 그리고 연못 가장자리에 수생식물을 심고 물을 넣는다. 연못의 물은 수영장 펜스 위로 넘나든다. 이 수생식물들은 살아있는 정수기다. 생장하면서 수중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배출해 물을 깨끗하게 한다. 또 질소, 인 등 물을 게 만드는 해로운 물질을 흡수한다. 수생식물은 수중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주고, 수중 환경의 자정 작용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바이오 필터'도 한몫한다. 이 필터는 화학약품을 전혀 쓰지 않는 천연소재로 만든 것이다. 연못에는 물을 순환시키는 펌프가 설치되는데 물이 '바이오 필터'를 통과하면서 인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걸러진다. 펌프를 돌리는 데 전기가 들지만 기존의 수영장 관리비용에 비하면 문제가 안된다.

생태 수영장은 독한 화학약품을 사용해 물 속의 모든 미생물을 죽이는 기존 풀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규모가 큰 생태 수영장에서는 물고기를 풀어 낚시를 즐기기도 한다.유럽에서는 이 생태풀장이 1985년 부터 설치되기 시작했다. 물을 정화시키는 수생식물에 대한 연구 자료가 축적되고 바이오 필터 관련 기술도 발전했다. 또 시공업체들이 많아지고 규격화된 생태수영장까지 나와 건설비용도 저렴해졌다.

주기중 기자·사진, 동영상( http://www.naturalswimmingpoo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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