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딛고 ‘아름다운 손짓’ 수화 보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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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청각장애인인 안영회(41·여·사진)씨가 서울시 복지상 장애극복자 분야 대상에 12일 선정됐다. 3살 때 청력을 잃은 안씨는 청각장애인으로선 가장 높은 2급 판정을 받았다. 안씨는 입 모양을 보고 듣고 말하는 훈련 끝에 일반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학교도 일반학교에 다녔다.

1990년 명지대학교 가정학과를 졸업한 안씨는 수화보급전문 잡지인 ‘아름다운 손짓’을 발간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97년부터 10년동안 이 잡지사의 편집장을 맡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수화를 보급하는 데 힘썼다. 2000년엔 청각장애인 최초로 편집상(한국잡지언론상)을 받았다.

학업의 끈도 놓치지 않았다. 2005년부터 평택대학교 대학원(사회복지학)을 다니기 시작해 현재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는 “배움의 열정으로 ‘청각 장애인 1호 박사’를 눈앞에 두고 있어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고 시상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본상에는 장선섭(46)·정호균(40)씨, 장려상에 김어령(25)·류나연(39)·주영희(36)씨를 각각 선정했다. 장씨는 지체1급 장애인으로 신체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가스·보일러 관련 기능사 자격증을 따, 현재 시립뇌성마비복지관 보일러 기사로 근무중이다.

정씨는 군 복무 중 교통사고로 척추신경이 손상돼 지체1급 판정을 받았지만 1997년 7급 공채에 합격했다. 그 뒤 사무관으로 진급,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일하고 있다.

시상식은 18일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린다. 서울시 복지상 장애극복자 시상은 2005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21명이 수상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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