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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건국 대통령, 그 ‘역사적 복권’을 위하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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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은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진 지 90년 되는 날이다.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이다. 29년이 흐른 뒤 수립된 대한민국 합법 정부의 초대 대통령도 이승만이다. 그는 해방의 주역이자, 건국의 중심이었다. 일제시대인 1910년대부터 박정희 시대가 열리는 60년대까지 50년간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인은 이승만이었다. 그런 이승만이 현대 한국인에게 잊혀져 가는 존재로 떨어진 건 안타까운 일이다. 생애 마지막의 10년 독재가 그의 90년 인생 전체를 삼켜 버린 셈이다. 스페셜 리포트는 독재 이전 이승만의 모습을 복원한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가 복원 작업의 기준이다. 혁명과 항일, 건국과 전쟁 시기의 이승만을 여행하면서 우리는 위대한 한국인을 만날 것이다.

그림=Wi l l y Sei l er, 이화장 제공

조로아스터교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천국ㆍ지옥ㆍ연옥 중 어디로 보낼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영혼을 저울에 단다. 죄과나 공로를 재기 위해서다. 선행이 악행보다 조금이라도 많으면 천국으로 간다. 0.001g의 공적 차이가 천국과 지옥을 결정한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과실보다 공로가 많다. 이승만 없는 대한민국 건국은 없었다. 그는 한국전쟁에서 대한민국을 구했다.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초석을 닦았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 마음속에서 잊혀졌을 뿐만 아니라 독재자라는 오명으로 아직도 현대 한국사의 ‘지옥’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년을 맞는다. 이제는 이승만의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 근대화를 이룩한 공로로 다수 좌파나 진보주의자가 그 공로를 인정한다. 이승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난센스다.

우남이 세운 대한민국이라는 그릇 속에 윤보선에서 노무현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들은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꽃을 담을 수 있었다. 이승만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부(國父)다. 그는 비록 독재를 하고 아랫사람들을 잘 통솔하지 못해 정치적 화를 자초했으나 정치자금이나 개인 축재 문제에서는 지극히 청렴한 정치인이었다.

그는 미국을 꼼짝 못하게 했다. 그는 친미주의자가 아니라 미국과 맞서 싸우고 미국을 이용한 용미주의자였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재확인한 것도 그의 공로다. 그는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며 일본을 쩔쩔매게 했다. 우리는 바야흐로 통일한국으로 치닫고 있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되돌아볼 때다. 망각이라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는 조국 통일이라는 무거운 과업을 완수할 수 없다. 그를 철저히 연구하자. 그의 찬란한 유산을 철저히 계승하고 그의 과오를 다시는 통일한국에서 반복하지 말자.

우리는 이승만과 더불어 초대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부른 ‘사랑의 찬가’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변치 않는 사랑, 사랑을 위해서라면 조국도 부인할 수 있는 사랑을 세상에 외친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그가 사랑한 이승만과 대한민국을 위해 조국 오스트리아를 버렸으며 원래 신앙인 가톨릭을 버리고 개신교 신자가 됐다. 그는 우리 조국의 광복을 위해 손끝이 짓무르도록 타자를 쳤다. 그는 주민등록증 번호 000616-2001317로 살아간 우리의 국모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나라가 가난하기에 그 또한 가난하게 살았다. 옷을 깁고 또 기워 입었다. 대한민국 초대 퍼스트레이디인 그는 며느리인 조혜자를 ‘디어 혜자(dear Hyeja)라고 불렀다. ‘사랑하는 혜자’라는 뜻이 아니라 ‘돈이 많이 들어가는 혜자’라는 뜻이었다. 아끼고 또 아끼며 살림을 꾸려 가는 조혜자씨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별명이었다.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지옥에 간 영혼도 죗값을 다 씻으면 천국으로 간다. 독재자 이승만이라는 낙인은 이제 지울 때가 된 게 아닐까. 통일한국을 지상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이승만을 역사적 지옥에서 탈옥시키자.

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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