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기능 대량분석 새 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대구지역 연구진이 포스트 지놈 연구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전자 기능 대량분석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계명대 의대 박종구(47.사진) 교수팀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고안한 'LC형 안티센스(Large circular antisense, 제5세대)'를 이용하는 초고속 대용량 유전자 기능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사용해 간암 성장 관련 유전자 56개를 일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역의 바이오벤처 ㈜웰진과 공동으로 이뤄낸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5월 1일자에 커버스토리로 실렸다.

안티센스는 유전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는 물질로 포스트 지놈 연구의 핵심적 소재다. 예를 들어 인체에 암이 발병했을 경우 암 유전자의 발현을 정지시켜 치료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박 교수팀이 개발한 신기술은 특정 질병세포 및 조직을 대상으로 수천~수만 개 유전자의 기능을 초고속으로 일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유전자의 기능을 하나씩 밝혀 왔다.

박 교수는 "이 시스템으로 유전자 기능의 분석 속도와 정확성이 기존 기술보다 500배 이상 향상됐다"며 "이미 이 기술로 5대 인체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670종의 유용한 유전자를 밝혀냈다"고 말했다.

기능이 확인된 유전자는 특허를 신청할 수 있으며, 특허를 따내면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각종 치료제나 진단체계에 대한 모든 사용권을 갖게 된다.

이번 개발은 지놈 정보라는 무한한 자원에서 유용한 유전자를 대량으로 신속히 알아내 획기적인 질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