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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 어떤 회사인가…자동차 활황 힘입어 급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한라 어떤 회사〉

한라그룹은 정주영 (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친동생인 정인영 (鄭仁永) 명예회장 (77) 이 62년 설립한 현대양행을 모체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72년부터 경기도 군포에 기계공장을 비롯해 주조공장.종합기계공장을 연이어 세우며 굴삭기.불도저.크레인등 건설중장비와 각종 플랜트및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중공업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현대양행은 76년 창원에 국내 최대의 종합 기계공장 (現한국중공업) 설립중 80년 신군부의 중화학공업 구조조정조치로 이를 빼앗겼다.

80년대 중반 이후 한라는 자동차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만도기계를 발판으로 재기에 나섰다.

최근에는 제2창업을 목표로 국내에서 4번째로 큰 조선소 (건조능력 연간1백50만t) 을 전남 영암에 건설하는등 재도약에 나서기도 했다.

한라그룹의 사업내용은 시멘트.건설.중공업등 중화학공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펄프.호텔등에도 진출하며 사업내용 다각화에 나섰다.

지난해 재계 순위 (자산순위) 는 12위. 지난해 매출액은 5조2천9백억원으로 매출액 기준으로는 재계 11위다.

16개 계열사가 있으며, 임직원수는 2만1천5백명이다.

한라그룹의 창업주인 鄭명예회장은 올해초 차남인 정몽원 (鄭夢元.42)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으나 여전히 해외사업을 챙겨왔다.

신임 鄭회장은 취임후 내실경영을 목표로 인력삭감.한계사업 철수등 강력한 자구노력을 펴왔으나 최근의 금융위기를 끝내 넘기지 못했다.

한라그룹은 앞으로 화의가 받아들여져 경영이 정상화된다 해도 만도기계등 자동차 부품사와 건설.시멘트를 중심으로한 중견그룹으로 전락해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라는 IMF지원이 결정되기 직전 한라중공업은 인원을 절반으로 감축해 현대에 넘기고, 한라시멘트는 성우에 넘기는 방안을 협의한바 있어 이 부분도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그룹 입장〉

한라중공업.만도기계등 한라 계열사를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 계열 금융기관에서 한라의 어음을 할인하거나 매입한 것은 사실이나 현대도 이제는 더이상 여력이 없는 상태" 라며 향후 지원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대는 그러나 한라중공업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법원이 한보철강을 포철에 위탁경영 맡긴 것처럼 현대에 위탁경영을 요청해올 경우 이는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는 일본에 체류중인 정주영 (鄭周永) 명예회장에게 한라그룹 부도를 긴급 보고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계열 금융사를 통해 한라에 빌려준 자금규모가 모두 5천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양선희·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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