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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개발 주역 주규창 발탁은 북한 주민에 희망 주려는 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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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9일 12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서 북한 ‘권력의 핵’으로 떠오른 국방위원회에는 5명의 위원이 새로 진입했다. 이들은 김정일 3기를 이끌어갈 떠오르는 별이다. 이 때문에 그들의 면면을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집권 3기 구상을 짐작하게 한다.

노동당 소속 인물 중 장성택 행정부장과 함께 선출된 주규창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의 발탁은 경제 회복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로켓 연구와 개발을 책임졌던 주 부부장을 통해 로켓 발사 등 민간 분야보다 발달한 군의 과학기술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 주고 민간 분야와의 기술 접목으로 2012년 강성대국을 이루겠다는 의지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1998년 제시했던 강성대국 요소인 ‘사상, 군사, 경제’ 중 최근 경제를 ‘과학기술’로 바꾸고 있다.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기용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보위부는 정보기관이자 ‘음지’에서 체제를 보위하는 기구이기 때문이다. 우 부부장은 80년대 군에서 소장으로 승진했고 김 위원장 체제 보위의 핵심 부서인 보위부 책임자로 ‘보이지 않는 오른팔’ 역할을 한 인물이다.

김 위원장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신체가 불편하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노출됨으로써 야기되는 체제 이완과 후계구도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분위기를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란 얘기가 나온다. 우 부부장은 특히 9일 발표 때 주규창 부부장보다 앞서 호명됐다. 그래서 국가안전보위부장으로 승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국방위 내에서 군을 통제하는 실무 책임자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조명록 총정치국장이 생존해 있지만 건강상 이유로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김 부국장이 조 총정치국장의 역할을 사실상 대행하고 있어서다. 주상성 인민보안상(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의 경우 2004년 당시 최용수 인민보안상이 경질되면서 후임에 올랐다. 그러다 이번에 국방위원에 선임된 게 확인됐다.

2004년 7월 남북 경협 활성화를 위해 행정부인 내각에서 유일한 대남부서로 신설됐던 민족경제협력위원회는 이번에 내각 명단에서 삭제됨으로써 폐지 또는 축소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남북 관계 냉각기를 반영한 조치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2007년 적발된 고위 간부들의 비리도 한몫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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