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도 IMF 찬바람…백화점, 인원감축·투자억제등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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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가 유통업계에도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전반적인 매출이 뚝 떨어지는 가운데 일부 유통업체들은 감원.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는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캐롤 하나 제대로 듣기 어려운 썰렁한 연말이 될 전망이다.

◇ 감원 = 인력부족을 걱정하던 백화점들도 인원 감축.신규투자 억제.조직축소.충원동결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미도파는 겨울 바겐세일이 끝나는대로 내주중 1천4백여명의 직원중 30%를 감원한다는 방침. 이미 임원 8명의 사표를 받았고 과장급이상 간부직원들도 조만간 전원 사표를 제출받아 선별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뉴코아는 부도사태이후 8천여명의 임직원중 이미 1천여명이 자진퇴사했으며 앞으로의 신규채용도 전면 중단한 상태. 해태유통은 그룹의 30% 감원계획에 따라 이만큼의 감원대상을 선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썰렁한 연말 = 미도파메트로점 음반사업팀 안태식 (安泰植) 과장은 "예년에는 11월말부터 종일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었으나 요즘은 고객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어 캐롤을 트는 것이 오히려 매장분위기를 어색하게 하는 것같아 자제하고 있으며, 판이나 테입을 사가는 사람도 없다" 고 말했다.

음반제조업체들도 거의 새 캐롤 음반을 내지 않고 있다.

크리스마스 카드매장도 예년과 다르다.

종로서적 박민철 (朴民哲) 과장은 "작년보다 카드매장을 줄이고 오픈날자도 늦췄다" 면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30%정도 줄 것같다" 고 말했다.

백화점 이벤트 계획도 대폭 축소됐다.

롯데는 지난해 2억원을 들여 본점앞 광장에 산타랜드라는 소공원을 만들었으나 올해는 예산을 절반정도로 줄여 건물외벽 장식만 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및 트리.장식용품을 판매하는 산타랜드 페스티벌등의 이벤트는 아예 계획도 못세우고 있다.

신세계도 산타바겐세일.카드페스티벌등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관련해 실시한 세일과 이벤트를 모두 없애버렸다.

남대문시장 D트리상사 全모 (42) 사장은 "올해는 공급 물량을 작년의 절반정도로 줄였는데도 손님이 거의 없어 재고가 걱정" 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 값싼 할인점으로 고객이 몰린다 = 고객들이 고가.수입품이 많은 백화점 대신 국내기업이 운영하는 할인점을 찾고 있다.

설탕.밀가루등 가격인상이 임박한 일부 품목은 가수요까지 생기면서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E마트분당점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3일간 하루 매출액이 6억5천만원으로 평균 12% 늘어났다.

킴스클럽 서울본점 하루매출도 같은기간 17%가 늘어난 4억9천4백만원에 달했다.

이종태·이기원·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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