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然금술사 27] 7천원들여 만든' 태양열 은박지 오븐' 1억원 벌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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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원을 들여 만든 '태양열 은박지 오븐'이 1억원의 상금이 걸린 친환경발명품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상금의 주인공은 케냐에서 사업을 하는 '존 보머'씨로 제품이름은 '교토박스'다. 세계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의 이름을 따서 만든 친환경 아이디어 상품이다.

'교토박스'는 골판지 상자 안쪽에 은박지를 입혀 태양열을 모아서 음식을 조리하는 도구로 '적정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보머는 이제품을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주최하는 'FT기후변화도전(FT Climate Change Challenge)'경연대회에 출품해 대상을 차지했다. 이 태양열 은박지 오븐은 태양열만으로 물을 끓일 수 있고 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다. 보온을 위해 골판지 상자 두개로 만들었다. 박스 안쪽의 은박지가 태양열을 모으고 바닥은 검은색 종이를 붙여 열을 잘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보머씨는 "이 교토박스는 30억명의 제3세계 빈곤국 주민들을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 교토박스는 골판지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두 가지 제품이 있는데 이미 10개국에서 성능 테스트를 거쳤다.

심사위원들은 "이 교토박스를 이용해 음식을 조리할 경우 한 가족이 1년간 2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고 말했다. 두시간이면 태양열 만으로 10리터의 물을 끓일 수 있다. 식수 오염으로 인한 인한 전염병으로 숨지는 수백만명의 어린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또 손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을 뿐아니라 만들기도 쉽고 값이 싸 빈곤국에 딱 맞는 제품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FT기후변화도전' 경연대회는 FT와 미래포럼이 주관하고 휴렛팩커드가 후원한다.

주기중 기자

※적정기술

'적정 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은 과학적 아이디어를 이용한 기술로 손쉽게 재료를 구하고 유지보수가 수월하며 빈곤국인 제3세계 경제의 홀로서기를 지원하는 기술로 첨단기술의 상대적 개념이다. 태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제품이나 인력을 동력으로 활용하는 기계제품은 이 적정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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