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싼샤댐, 짙어가는 재앙의 그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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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세계 최대 다목적 댐인 중국의 싼샤(三峽·사진) 댐 부근 경사면이 무너지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 재앙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1000억 위안(약 19조6690억원)을 투자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중 382억 위안은 하수 처리관 개선과 오염물질 유입 방지 등 환경 문제 개선에 투자된다.

쓰촨(四川)성 일간지인 충칭만보(重慶晩報)는 8일 싼샤 부근 윈양현에서 경사면 10만㎡가 붕괴될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갈수기와 홍수기가 불규칙하게 반복되면서 경사면 토사가 흘러내리고 금이 가 대규모 붕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경사면에 거주하던 55명의 주민은 급히 대피했다. 현지 지질학자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곳 경사면 토사는 모두 360만㎥다. 한꺼번에 무너질 경우 싼샤댐으로 유입되는 강물이 절반으로 줄어 댐의 기능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중국 국토자원부는 2003년 댐 저수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355개 지점의 경사면이 무너지거나 심각한 붕괴 위험이 있어 보수 공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현재도 약 3000곳의 댐 부근 경사면이 금이 가거나 붕괴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지질학자인 판샤오는 “경사면 붕괴가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데 폭우가 내릴 경우 생각보다 빨리 붕괴가 일어나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대만 국립 중산(中山)대 조사팀은 지난해 싼샤댐 건설로 동중국해로 유입되는 양쯔(揚子)강 수량이 10% 줄어들 경우 바다 유기물질이 9% 감소하고 염분 농도는 20% 높아질 수 있어 물고기들의 성장과 부화에 결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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