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명품도 경기침체 땐 온라인 활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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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랑스의 경영전략 컨설팅사인 CVA의 파올라 레오니(41·사진) 시니어 파트너의 말이다. CVA의 이탈리아 밀라노지사 대표이기도 한 그는 불가리·구찌·페라리-마세라티·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에 15년간 컨설팅을 한 ‘명품 브랜드 전문 컨설턴트’다. 최근 국내 업체에 명품 브랜드 컨설팅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명품 브랜드는 그동안 생산과 유통 분야의 관리를 강화해 왔다. 시계의 경우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단독매장(부티크)을 확대하는 사례가 많았다. 요즘 같은 불황에도 명품 브랜드는 이런 전략을 고수한다.”

그는 “명품 브랜드의 장기적 성장 전략은 신제품 개발, 브랜드 강화, 유통망 확장 등이 중심축이며 이는 지속적인 투자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또 불황기에 명품업체는 특정 브랜드를 철수하기보다는 비핵심 브랜드의 상품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불황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도 어느 정도 투자감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브랜드별로 투자를 줄여야 한다.”

특히 귀금속은 상대적으로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지만 유행성 상품은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로 소비자가 내구성과 차별성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경기침체 때 주력 상품을 강화한 업체는 영향이 적지만 유행 상품으로 상품군을 다각화한 업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메스는 주력인 가죽제품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해 큰 어려움이 없다. 루이뷔통도 부티크를 통한 브랜드 관리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주력인 귀금속에서 벗어나 시계·가죽제품으로 확대한 불가리 등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경기침체 때는 명품 브랜드는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이미 온라인에 진출했으며 질 샌드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그는 “명품 브랜드는 인터넷에 진출할 때 싼값을 앞세우지 말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라다는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제품을 팔기보다는 샘플이나 신규 상품을 고객이 체험할 수 있게 하고, 티파니는 고객의 파티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한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해외 패션 브랜드의 매출이 20~30% 늘었다”며 “유럽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는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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