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상 '르네상스' 시대…넉달새 세계신기록 7차례등 '일취월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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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세계신기록 7회, 한국기록 24회, 아시아기록 15회' - . 지난 7월18일 한국빙상연맹 (회장 박성인 삼성스포츠단 부사장) 새집행부가 출범한지 4개월만에 이룩한 신기록 행진이다.

짧은 기간에 한국빙상이 이처럼 놀랄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선수들의 노력과 경기력 강화를 위한 연맹의 지원이 이뤄낸 합작품이다.

과거 종목간.계파간 갈등이 많았던 빙상연맹의 살림을 맡은 경기인 출신 (탁구) 박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빙상인들에게 '인화와 합리' 를 내세우며 "기록종목인 빙상의 특성상 경기력 향상 없이는 연맹의 발전이 어렵다" 며 단결을 호소했다.

그리고 과거의 2배가 넘는 예산을 선수들의 전지훈련에 투입했고, 회장이 직접 1주일에 두세번씩 새벽6시부터 시작되는 대표선수들의 훈련을 참관하는등 채찍질에 나섰다.

한국은 74년이나 되는 긴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서 단 한번도 세계신기록을 수립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규혁 (고려대) 이 지난 10월 캘거리에서 벌어졌던 국제초청대회 1천m에서 첫 세계신기록을 세운 이후 혼자 네번이나 세계기록을 세웠다.

또 천주현 (고려대) 도 지난 11월 캘거리에서 1천m 세계기록을 세운바 있다.

빙상연맹 이치상 사무국장은 "김윤만.제갈성렬.채지훈 (이상 삼성화재) 등 노장선수들에게 취업의 길이 열리면서 선수들의 자세가 달라졌다" 고 밝혔다.

이국장은 이어 "이들이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 이라며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메달 획득의 꿈에 부풀어 있다.

불과 7백여명의 선수가 꾸려나가는 한국빙상계가 일으킬 '나가노 폭풍' 은 68일 앞으로 다가와 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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