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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뉴스] 동네화폐 (local currency)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5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부에 자리 잡은 버크셔의 책방 ‘퍼레이드’. 책을 고른 한 손님이 주인에게 달러 대신 희한한 돈을 낸다. 버크셰어(BerkShare)로 불리는 ‘동네화폐(local currency)’다. 2006년 선보인 버크셰어는 현재 이 지역 350여 개 상점과 5개 은행에서 달러와 똑같이 통용된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1929년 대공황 때 유행했던 버크셰어와 같은 동네화폐가 최근의 경기침체로 미국 전역에 퍼지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버크셰어 외에 디트로이트의 ‘치어스’, 뉴욕주의 ‘이타카아워즈’,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플렌티’ 등 10여 개의 동네 화폐가 훌륭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법상 달러와 비슷하게 제작되지 않는 한 동네화폐 제작과 유통은 합법이다.

동네화폐는 연방정부가 아닌 지역단체에서 찍어낸다. 우선 같은 동네 가게와 은행들로부터 이 돈을 진짜 달러처럼 받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동네화폐는 대신 액면가보다 5% 정도 싼값에 달러와 바꿔준다. 즉 100동네화폐를 95달러에 파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제도에 참여한 상점과 은행들은 100동네화폐를 100달러와 똑같은 것으로 인정하고 통용시킨다. 결국 동네화폐에 참여한 주민은 95달러를 갖고 100달러만큼 쓸 수 있는 것이다. 대신 상점들은 주민들의 구매력을 높이면서 주민들이 동네 가게에서 물건을 사게 하는 효과를 얻는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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