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활발한 코스닥 ‘헐값 주식’ 투자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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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주식 값은 쌀수록 좋은 걸까, 아니면 싼 게 비지떡일까. 최근 주가가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저가주’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종잣돈이 적은 개인투자자들이 가격 부담이 작은 싼 주식에 투자해 단기 차익을 노리려는 것이다. 하지만 싸다고 무턱대고 투자했다가는 소탐대실할 수도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최근 5거래일(1~7일) 거래량이 많았던 상위 20개 종목 중 10개 종목의 주가가 1000원 미만이다. 상장 폐지 직전의 정리매매 기간인 디에스피의 주가는 7일 5원까지 떨어졌다. 메가바이온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겨우 80원이다. 주가가 껌 한 통 값(500원)에도 못 미친다.

거래가 집중된 초저가주엔 황우석 테마주(메가바이온)나 제2롯데월드 관련주(중앙디자인)처럼 최근 이슈가 된 테마주가 이름을 올렸다. 광산이나 유전 개발(휴람알앤씨·이앤텍·테라리소스), 신규사업 진출(소예) 등의 공시가 나온 뒤 거래가 급증한 종목도 있었다. 이 중 3개(에임하이·소예·우리담배판매)는 관리종목이다.

하지만 거래가 활발하고 주가가 오른다고 무작정 초저가주에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했거나 상장 폐지 우려가 있는 종목은 피하는 게 좋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최욱 팀장은 “상장 폐지 정보를 미리 안 내부자가 신규 사업 진출이나 신규 공급계약 등 호재성 공시를 내 주가를 띄운 뒤 주식을 팔아치운 경우가 일부 있다”며 “공시만 믿고 들어갔다가 물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살아나면 대박’이라는 생각에 로또 사듯이 투자했다가는 주식이 순식간에 휴지 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감사 의견 ‘적정’으로 평가받은 기업이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해 상장 폐지를 면한 기업 중엔 증자 물량을 비싼 값에 팔기 위해 호재성 공시를 일부러 내는 경우도 있다. 최욱 팀장은 “퇴출은 안 됐지만 영업활동이 전무하고 자본잠식 상태인 종목은 주가가 많이 올라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주가만 보고 ‘싸다’고 생각하는 착시현상도 주의해야 한다. 코스닥 종목은 액면가가 대부분 500원이고 100원인 주식도 있다. 따라서 이들의 주가가 1000원이라고 하면 액면가 5000원인 거래소 종목으로 치면 1만원 수준이나 마찬가지다. 대우증권 안병국 투자정보팀장은 “초저가주의 경우 주가가 싸다고 보이는 건 착각일 수 있다”며 “특히 적자가 늘어나는 기업은 아무리 주가가 싸도 일단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저가주에 투자할 땐 실적과 자산가치를 따져 지속 가능한 기업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코스피 1300 돌파=7일 코스피지수는 엿새째 상승하면서 6개월 만에 13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포인트(0.17%)오른 1300.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15일(1340.28포인트) 이후 최고 수준이다. 코스피지수가 6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도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코스닥시장 역시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63포인트(2.37%) 급등한 458.57로 장을 마감했다.

원화 가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13원 떨어진 달러당 1322.5원에 마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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