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걱정 없이 머니게임 즐기는 은행 ELD의 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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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11월 말 판매된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정기예금 원터치형4호’는 코스피200 지수가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20% 이상 상승하면 연 9.2%의 수익률을 적용받도록 설계됐다. 가입 기준일인 지난해 12월 1일의 코스피200 지수는 138.33이었지만 지난 2일 지수는 장중 166을 넘었다. 미리 정한 상승률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 예금에 가입한 사람들은 올 12월 만기 때 연 9.2%의 수익률을 적용해 원리금을 찾을 수 있다.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주가 상승에 따라 추가 수익을 노리는 은행 주가지수연계예금(ELD)이 속속 시판되고 있다.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지면서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판매된 일부 상품 중엔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이 확정된 경우도 나왔다.

6일 현재 신한·하나·한국씨티·대구은행이 ELD 상품을 시판하고 있다. 상품에 따라 구조가 다르지만 주가지수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때와 이를 넘는 경우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지수가 크게 오를 때보다는 오히려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때 수익률이 높은 경우가 많다. 신한은행이 15일까지 판매하는 세이프지수연동예금 고수익형은 가입 후 1년간 코스피200 지수가 40%를 초과해 오르지 않는다면 지수상승률의 33%를 수익률로 정한다.

예컨대 1년 동안 지수가 30% 올랐다면 만기 때 수익률은 연 9.9%가 된다. 반면 지수상승률이 한 번이라도 40%를 초과한다면 수익률은 연 5%로 제한된다. 지수가 가입 기준일보다 떨어진 경우엔 원금만 보장한다.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더 많이 보고 싶은 고객은 상승형을 선택하면 된다. 연간 지수상승률의 16.1%를 수익률로 준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유진용 과장은 “주가가 요즘 회복되긴 했지만 40% 이상 뛰긴 어렵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고수익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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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판매된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정기예금 적극형’도 코스피200 지수가 1년간 20% 이내로 오르면 최고 연 12.35%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단 지수가 한 번이라도 20%를 넘으면 수익률은 3.9%를 준다. 하나은행 상품개발부 우요한 대리는 “지수상승률이 20%를 넘더라도 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높다”며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일정 수준의 초과 수익을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의 ‘플러스지수연동정기예금 3호’도 코스피200 지수의 상승률이 40% 이내이면 최고 16.52%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씨티은행의 ELD는 다른 은행 상품과 달리 만기가 1년6개월이다. 이보다 구조가 간단한 상품도 있다. 가입 시점과 만기 때 주가지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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