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태권도 3연패 진승태…단신이지만 장신만나면 펄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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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도복을 벗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쁩니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남자 플라이급 챔피언 진승태 (25.가스공사.사진) 의 담담한 소감이다.

금메달에 목말라 있던 남자선수단은 진의 우승으로 갈증을 해소하게 됐다.

이번 우승은 특히 핀급에서 한체급 올려 도전한 모험이 완벽하게 성공했다는 점에서 진에게도 의미가 컸다.

진승태의 영광 뒤에는 아버지 진헌부 (58) 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빼놓을 수 없다.

아버지 진씨는 전주 완산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도복을 입기 시작한 아들을 위해 오토바이를 마련, 하루도 거르지 않고 4㎞를 뛰게 하며 기초체력을 길러줬다.

또 유교의 예절교육은 물론 수시로 냉혹한 승부세계에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정신교육으로 강인한 근성도 심어줬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는 중.고등학교 선수들과 함께 연습을 시키며 키 큰 선수들과의 승부에서 자신감을 갖도록 했다.

1m68㎝의 단신인 진이 세계대회에서 장신의 유럽선수만 만나면 펄펄 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진은 경남체고 3학년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뒤 93, 95년 세계선수권대회 핀급에서 연거푸 정상을 차지, 핀급의 '지존' 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진은 "99년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해 대회 4연패는 물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조국의 품에 바치고 싶다" 는 포부를 밝혔다.

홍콩 =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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