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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서울 여의도 '서글렁탕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어느새 오후5시면 길가에 어둠이 깔리고, 길어진 겨울밤은 마음에 맞는 이와 가슴을 연 대화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여기에 빨갛게 달아오른 숯불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며 구워먹는 삼겹살맛이란 - .서울여의도 삼익아파트 앞의 '서글렁탕집' 은 그런 재미가 물씬 묻어나는 곳이다.

상호는 설렁탕을 재미있게 응용해본 것이지만 이집 대표메뉴는 역시 삼겹살. 이집의 특징은 소스에 있다.

간장.계피가루.후추.고운 고춧가루.설탕.다진 파.다진 마늘등을 넣어 만들었다는 소스를 작은 뚝배기에 담아 주면 손님이 직접 삼겹살을 찍어 숯불에 구워 먹는데, 돼지고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으면서도 그리 달지 않아 여느 숯불구이처럼 쉽게 질리지 않는다.

그냥 구워 먹는 것보다 담백함은 좀 덜하지만 고소한 돼지고기 고유의 맛이 더욱 잘 느껴진다.

볼록한 석쇠 때문에 기름기가 쪽 빠져 젊은 여성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찬으로 나오는 날고구마를 함께 구워 곁들여 먹으면 또다른 별미라고. 숯불구이에 덤으로 나오는 선지해장국도 구수하고 깊은 맛이 있다.

소 잡뼈를 하루 전날 푹 끓여 놓은 육수에 우거지.시래기.콩나물.대파, 그리고 큼직한 선지를 넣어 끓인단다.

고기를 구워먹고 난 숯불에 다시 뚝배기째 보글보글 끓여 공기밥을 말아 먹는 이들도 눈에 띈다.

다 먹고 난 뒤엔 콜라를 서비스로 준다.

점심메뉴로는 사골과 양지머리고기를 끓여 만든 설렁탕도 맛이 깔끔해서 권할 만 하다.

대신 저녁에는 숯불구이메뉴만 취급한다.

형제가 19년째 밤낮을 교대하며 운영하고 있어 '우애좋은 집' 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서비스가 다소 뒤처지고 허름한 선술집 분위기인데 비해 주방은 깨끗한 편이다.

평가팀 = 윤숙자 (尹淑子.배화여전전통조리학과) 교수.김정수 기자

메 모

▶서울영등포구여의도동 (02 - 780 - 8858, 782 - 2106)

▶메뉴 = 삼겹살6천원, 등심1만1천원, 염통6천원, 설렁탕4천원, 해장국3천5백원 (선지).4천원 (내장) , 공기밥추가1천원등

▶영업시간 = 오전9시~오후11시 (명절 제외 연중무휴)

▶규모 = 64석

▶전용주차시설 없음

▶신용카드사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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