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테러단체 왜 관광객 노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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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 관광객 테러를 자행한 '가마아 이슬라미아' 란 어떤 단체인가.

"이집트의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중 가장 과격한 단체다. 무바라크 대통령 정부의 세속주의 정치노선에 무력으로 저항하고 있다.

정부 전복 후 엄격한 이슬람 율법으로 통치하는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투쟁 목표다.

지난 92년 반정부투쟁을 시작한 후 이제껏 정부요인.경찰.관광객등을 겨냥한 테러를 끊임없이 자행해왔다. 이집트 안에는 가마아 이슬라미아 외에도 지하드 (聖戰) 등 약 10여개의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의 테러로 희생된 사람은 최근 5년간 무려 1천5백명에 달한다. "

- 이들이 테러 대상으로 무고한 관광객들을 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테러의 대외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과격단체들은 항상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이집트를 찾는 점을 악용,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을 손쉬운 방법으로 관광객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집트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관광객 테러는 경제 전반에도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

- 이집트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여왔다.

테러 소탕을 이유로 지난 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암살 직후 내려졌던 계엄령을 아직도 해제하지 않고 있을 정도다. 그동안 약 2만명을 테러단체 가담혐의로 체포했고, 지금도 수천명이 투옥 중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이 강경해질수록 테러조직들은 더욱 세분화되고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경 일변도의 대응으로 온건파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까지 불법화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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