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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테크]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로 만든 배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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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유전자를 조작한 바이러스를 활용해 고출력 리튬 이차전지를 개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인 과학자가 주도한 미국 MIT 연구팀은 유전공학과 재료공학을 결합해 세계 처음으로 ‘바이러스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발표했다.

연구에는 MIT 재료공학과 이윤정·이현정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강기석 KAIST 교수는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2일자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이에 따라 유전공학을 이용한 새로운 고성능 이차전지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배터리용으로 사용한 바이러스는 양극 소재를 스스로 몸에 코팅할 수 있도록 유전자가 조작됐다. 몸통에는 양극 소재인 철인산계 금속을 코팅하고, 꼬리 부분은 전도성이 높은 탄소나노튜브를 끌어당겨 달라붙게 했다. 그 결과 금속 코팅된 바이러스가 일자형의 탄소나노튜브를 붙들어 ‘⊥’ 형태가 된다. 이 바이러스가 양극판에 달라붙어 나노구조를 만들기 때문에 같은 철인산계 양극판이라 하더라도 배터리의 출력이 10배나 높아졌다. 연구팀의 지도교수인 MIT 재료공학과 안젤라 벨처 교수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모두 바이러스를 이용해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배터리를 상용화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게 많다. 연구팀은 충전과 방전을 100번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충전 용량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내구성을 더 높여야 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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