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농협회원들 놀고 있는 논.밭 경작,불우이웃 돕기에 나서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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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북지역 농협회원들이 일손이 달리거나 기계영농을 할 수 없어 놀고 있는 논.밭을 경작하여 나온 농작물이나 수확금으로 불우이웃 돕기에 나서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남원시 주천농협 농가주부모임은 휴경논 9백70여평에 벼를 심고 1천여평의 밭에는 콩을 재배했다.

수확한 농산물을 팔아 마련한 돈 2백50만원으로 소년소녀가장과 무의탁 노인등 30여명에게 김장김치를 담아주고 겨울용 속옷등을 사 전달했다.

주부모임회장인 玄재순 (주생면 송치리) 씨는 "당초엔 모임기금을 늘리자며 노는 땅에 농사를 지었는데 겨울을 춥게 보낼 이웃들을 돕자는 제안이 나와 김장을 담아 줬다" 며 "시큰둥해 하던 회원들도 기금을 적립한 것보다 훨씬 뜻깊은 일을 했다며 뿌듯해 한다" 고 말했다.

주천농협 회원들은 지난 96년에도 주변 텃밭과 묵은 논등을 찾아 콩.깨등 농산물을 심고 거둬들여 마련한 돈으로 김장 1천여포기를 담아 불우이웃들에게 나눠 줬다.

순창농협도 기계영농을 할수 없어 농민들이 방치하고 있는 물이 많은 수렁논과 비탈진 산골 다랑이 논등 3천여평에 직원들이 농사를 지어 수확한 쌀을 20㎏짜리 50포대로 만들어 장애인 가정등 50가구에 전달했다.

지난 여름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농약도 뿌리며 김을 맸다는 이 농협의 조영찬 (趙榮贊.순창군 순화리) 상무는 "노는땅을 찾아 식량 증산에 한몫했을 뿐만 아니라 불우이웃을 돕는 선행도 하게 됐다" 며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 고 말했다.

한편 농협전북지역본부는 소년소녀 가장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수 있도록 이달부터 연말까지 온정의 김장김치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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